DGB금융 지분 8.49% 확보
배당 수익 등 '단순 투자' 목적이란 입장
지분 투자 통한 은행업 간접 진출이란 시각도
OK저축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목전에 둔 DGB대구은행의 모기업인 DGB금융지주 최대주주로 등극한 가운데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지난해 대부업을 철수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OK금융그룹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OK저축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목전에 둔 DGB대구은행의 모기업인 DGB금융지주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OK저축은행은 배당 수익 등을 기대한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대부업을 철수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금융권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지난 18일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다. DGB금융지주 공시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대구은행의 모기업인 DGB금융지주 지분을 7.53%에서 8.49%로 늘리며 국민연금(8%→7.99%)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DGB금융의 최대주주가 바뀐 것은 지난 2019년 9월 이후 약 4년만이다. OK저축은행 보유 주식은 1435만3529주다. 2대 주주로 내려온 국민연금은 보통주 2235를 매각해 1352만2943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OK저축은행은 이번 지분 확대가 배당수익을 기대한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314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704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공시한 바와 같이 단순 투자목적으로, 오케이저축은행은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유가증권에 투자에 여유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으나, 업계에선 최윤 OK금융 회장이 지분 투자를 통해 은행업에 발을 들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DGB금융은 오는 28일 주주총회와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경우 OK저축은행은 시중은행의 최대 주주가 되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최대주주는 경영권 참여를 염두에 둘 수 있다"며 "DGB가 이제 지방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경영권에 욕심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윤 OK금융 회장은 최근 OK금융그룹을 종합금융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더팩트 DB |
OK금융이 향후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며 지배구조 개선 등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에 장기적으론 OK금융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 있어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윤 회장은 OK금융을 종합금융사로 탈바꿈하겠다는 오랜 꿈을 갖고 있다. 그는 종합금융그룹 진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모태 사업이었던 대부업을 조기 청산했다. 이는 당초 금융당국과 약속했던 시기보다 1년 3개월여 앞당긴 것으로 최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주주 적격성 등의 이유가 인수합병(M&A)에 걸림돌로 꼽혔다.
최윤 회장은 대부업 철수 당시 "그룹의 모태인 대부업 철수를 계기로 또 하나의 새로운 정통에 올라섰다"면서 "이는 OK금융이 또 다른 이단을 향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이기에 도전의 발길을 멈추지 말고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의 행보를 현재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부업에서 철수했고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보는 관측도 있어 업계에서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당국에서 대주주 적격성도 판단해야 하는 만큼 당장 은행업에 진출하기에는 난관들이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OK금융은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OK인베스트파트너스 등 계열사와 함께 향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사를 인수할 계획이다. 특히 OK금융은 지난해 상상인저축은행의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 기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을 앞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 철수 당시 보도자료에서 언급했듯, 그룹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새로운 금융사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