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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낮춘 미국…'EV 시대 도래' 지연 속 현대차 전략은?
입력: 2024.03.26 00:00 / 수정: 2024.03.26 00:00

가격 경쟁 심화 예측 속 '경쟁력 제고' 관건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제56기 주주총회 의장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제56기 주주총회 의장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미국이 자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 중 전기차(EV) 판매 비중을 오는 2032년까지 56%로 높이는 규정을 확정했다. 다소 규정이 완화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셈법이 제각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일단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전망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2027~2032년과 이후 출시되는 승용차와 경트럭, 중형차량(MDV) '최종 국가 오염 기준'을 발표했다. 규칙에 따르면 2032년까지 신차 판매 중 배터리 전기차 비중을 56% 목표로 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13% 이상으로 했다.

외신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조사와 노동조합에 양보해 시기를 늦췄다고 평가한다. 오는 2032년까지 신차 66%를 전기차로 판매해야 한다는 초안보다 완화됐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어지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편적으로는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은 편인 일본 업체들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기준을 탄소 배출 규제 달성을 위해서는 EV뿐만 아니라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하이브리드(HV)도 함께 가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20일 성명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에 EV나 연료전지차(FCV), PHEV, HV, 저연비 가솔린 차량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전기차 시장 맏형 테슬라에게는 달가운 소식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

전문가들은 초안이었던 66% 목표가 비현실적이었기에 완화됐다고 대세에 변화는 없다고 평가한다.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계획된 전동화 전략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면서도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에 힘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세계적으로 볼 때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이) 30%를 넘느냐도 관심 사안"이라며 "지난해 기준 현대차그룹이 약 150만대를 팔았는데, EPA 기준을 충족하려면 84만대 이상을 전기차로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결국 전기차 전략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환경보호청 발표에 대해 외신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조사와 노동조합에 양보해 시기를 늦췄다고 평가한다. /워싱턴=AP.뉴시스
미국 환경보호청 발표에 대해 외신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조사와 노동조합에 양보해 시기를 늦췄다고 평가한다. /워싱턴=AP.뉴시스

현대차그룹은 현 전동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쟁사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으로 촉발된 원가경쟁력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탄소중립 요구는 증가하고 각국 보호무역주의에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시장에서 정체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B2B(기업 간 거래)에 최적화된 PBV(목적기반차량)를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B2B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PBV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1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근 전동화 시장은 대중화로 진입하면서 일시적 수요 둔화를 겪고 있으나 미래에는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PBV 고객·파트너십 네트워크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하면서 치열한 생존 경쟁이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중국 BYD와 미국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결국 전기차 가격이 낮아지면서 수요는 확대돼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전기차의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시기) 현상에 가격 경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가성비' 있는 전기차를 내놓는 업체가 생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1일 주총에서 "근본적인 원가 절감을 달성하고, 올해 계획 중인 중대형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성공적인 글로벌 론칭을 추진하겠다"며 "연구개발 조직을 통합해 역량을 제고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체계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항구 원장은 "충전 속도 문제는 인프라 구축 등으로 다소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전기차가 중국 업체 공세로 이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배터리와 부품 가격을 어떻게 떨어뜨리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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