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2일 AI 기술로 바람의 방향과 세기, 온도를 조절하는 'LG 휘센 뷰 에어컨'을 출시했다. /LG전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무더위에 대비해 에어컨을 미리 구매하는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가전 업계가 일찌감치 신제품 경쟁에 돌입했다. 2024년형 에어컨 신제품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바람을 조절하고, 에너지 절약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22일 AI 스마트케어 기능을 탑재한 'LG 휘센 뷰 에어컨'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18·28평형으로 나온 해당 제품은 스탠드와 벽걸이 에어컨으로 구성된 투인원 출하가 기준 320만~395만원이다. 스탠드 싱글로는 278만~353만원이다.

AI 스마트케어는 고객이 따로 바람의 세기나 방향을 조절하지 않아도 LG 씽큐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설정한 배치를 기반으로 AI가 공간을 분석해 최적의 쾌적함을 선사하는 기능이다. 쾌속 바람으로 실내 공간을 희망 온도까지 빠르게 낮춘 뒤 고객에게 직접 닿지 않는 쾌적한 바람으로 온도를 유지한다.

특히 'LG 휘센 뷰 에어컨'은 전면 패널을 열고 내부를 청소할 수 있는 등 청정 관리가 한층 강화됐다. 제품 상단을 쉽게 열어 직접 에어컨 내부까지 깨끗하게 관리하는 클린뷰 구조가 장점이다. LG전자는 고객들이 매년 에어컨을 사용할 때 내부 위생 상태를 직접 관리하고 싶어 하지만 복잡한 분해 과정이 페인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라는 점에 주목했다. 신제품은 스크류 1개만 풀고 버튼을 누르면 열리도록 간소화됐다.

'LG 휘센 뷰 에어컨'은 내부 위생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분해 과정을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

신제품은 바람이 지나는 길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휘센 에어컨의 청정 관리 기능을 집약했다. 휘센 뷰는 △필터에 서식할 수 있는 세균을 억제하는 극세필터 △영국 알레르기협회 인증 알러지 케어 공기청정필터 △열교환기 세척 △AI 건조 △자외선(UV) 발광다이오드(LED) 팬살균 등으로 에어컨을 깨끗하게 관리한다.

제품 하단을 뷰케이스로 교체하면 피규어, 책, 액자 등을 진열하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재성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신제품은 관리에 특화된 패널 오픈 방식과 취향에 따라 꾸밀 수 있는 뷰케이스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에어컨"이라고 소개했다.

이로써 국내 에어컨 시장을 둘러싼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여름이 다가올수록 두 업체 간 제품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전 지구가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폭염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의 '2024 여름 기후 전망'을 살펴보면, 올해 여름철 기온은 평년(23.4~24도)보다 높을 확률이 50%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무더위를 미리 대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일찌감치 신제품을 내놨다. 지난달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단품 기준 320만~678만원)와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벽걸이'(단품 기준 109만~171만원) 신제품을 출시했다. 마찬가지로 신제품은 AI 기능이 대폭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에너지 절약 기능을 강화한 2024년형 '비스포크 무풍에어컨'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스탠드형 제품인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는 전 모델이 에너지 소비 효율 1~2등급이다. 또 스마트싱스 앱에서 AI 절약 모드를 제공해 해당 모드를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까지 더 절약해 준다. 이전 20%였던 최대 절전율이 올해 더욱 높아졌다.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는 전 모델에 빅스비가 적용돼 가전 제어 경험이 한층 편리해졌다. 예를 들어, 고객이 거실에서 에어컨을 통해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에 음성 명령을 보내 청소를 시작하거나, 귀가·취침·영화 감상 등 상황별로 설정해 둔 스마트싱스 자동화 기능을 말로 실행하면 연결된 기기들을 한 번에 작동시킬 수 있다.

에어컨 제어의 경우 간단한 음성 명령뿐만 아니라 △운전 예약 △외부 날씨에 따른 운전 △부가 기능 설정 △에러 진단 등이 리모컨 없이 음성만으로 가능하다. 에어컨을 켜고 끄거나 온도를 조절하는 등 간단한 음성 제어는 에어컨 기기 자체에서 지원돼 와이파이 연결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실내 움직임을 인지해 에어컨을 알아서 작동하는 기능도 새롭게 적용됐다.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벽걸이형'은 더 강력해진 AI 절약 모드에서 압축기의 작동을 최적화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 절감한다.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 방 안에 사람이 없을 때 알아서 절전 모드로 변환해 에너지를 더 아껴준다. 사람을 감지했을 때는 그 움직임에 따라 직접풍과 간접풍 중 하나를 선택해 알아서 설정한다.

에어컨뿐만 아니라 세탁건조기,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더팩트 DB

삼성전자의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2016년 첫 제품이 출시된 무풍에어컨은 직바람 없이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무풍에어컨을 구매한 고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고객의 82%가 에어컨 구매 결정 시 무풍 기능을 고려했다고 응답했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은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000만 고객이 선택한 무풍에어컨은 혁신을 거듭하며 에어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왔다"며 "앞으로도 뛰어난 냉방 성능은 물론 에너지 절감과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진화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시장에서도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가 큰 인기를 끌어 제품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달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출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체험 행사를 적극 실시하고 있다.

TV 시장 경쟁도 뜨겁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청 경험과 개인 맞춤형 AI 성능을 강화한 2024년형 TV 신제품을 이달 중순 나란히 출시, 본격적인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