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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총] 쓴소리 피하지 않은 한종희·경계현…"반도체 1위 되찾겠다" 성장 의지도
입력: 2024.03.20 13:11 / 수정: 2024.03.20 13:11

삼성전자 제55기 주주총회 개최…모든 안건 통과
'주주와의 대화 시간' 첫 마련…경영진 13명 직접 답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수원컨벤션센터=이성락 기자] 467만명의 '동학개미' 주주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주총)가 20일 오전 9시 시작돼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의 다양한 질문을 듣고, 이에 대해 13명의 경영진이 직접 답하는 방식의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처음으로 가졌는데, 주주친화와 주주소통 면에서 진정성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주총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과 주주, 기관 투자자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주총 진행은 의장인 한종희 부회장이 맡았다.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전 금융위원장)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날 주총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별도로 마련한 점이다. 한 부회장, 경 사장을 비롯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 각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 13명이 단상에 직접 올라 주주들의 질문에 답했다.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 참여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반도체 사업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 참여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반도체 사업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는 주주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 지난해 DS 부문 연간 적자가 14조8800억원에 달했고,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7만원 중반대에 머무르는 등 주주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 주주는 반도체 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한 경영진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경 사장은 "업황이 좋지 않았지만, 우리가 준비를 잘 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잘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근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게 하겠다. 올해는 (실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져 주가가 부진한 것 아니냐'는 송곳 질문도 나왔다. 나아가 '실적 위주의 경영을 펼친 이병철 창업회장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지금 임원들이 자리를 지키지 못했을 것'이라는 질타도 있었다. 한 부회장은 "주가 수준에 대해 확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어렵지만 올해 반도체 시황과 정보기술(IT)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반도체 실적이 견조할 것 같아 주주가치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전자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주주분들도 꾸준히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모바일 영역에서는 '갤럭시S23' 이전 모델에 '갤럭시 AI'를 적용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첫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S23' 등에서도 '갤럭시 AI'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하드웨어 제약을 고려해 '갤럭시 AI' 지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갤럭시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을 안내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을 안내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삼성전자는 '주주와의 대화 시간' 외에도 주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을 준비했다. 회사의 대표 사회공헌·상생 활동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특별 부스를 운영했다. 삼성전자는 주총 시작 전에도 주요 상생 활동을 담은 영상을 송출해 주주들에게 다양한 상생 노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통해 제조·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소기업 12개사의 제품 전시·판매를 위한 '상생마켓'을 운영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운영 중인 C랩이 육성한 스타트업 7개사를 소개하는 전시 공간도 선보였다. 청년들의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지원하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와 자립준비청년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희망디딤돌 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행' 철학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대표 CSR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부스도 준비했다.

이날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주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각각 DX와 DS 부문의 올해 사업 전략을 소개하며 미래 성장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먼저 DX 부문은 스마트폰, 폴더블, 액세서리, 확장현실(XR) 등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해 고객에게 생성형 AI, 온디바이스 AI가 펼쳐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사적 AI 역량 고도화를 통해 차세대 전장, 로봇, 디지털 헬스 등 신사업 육성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초연결 AI 시대를 맞아 안전하고 지능화된 디바이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대표 보안 솔루션 '녹스'를 기반으로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집안 모든 기기를 편리하게 제어하는 등 최고 수준의 멀티 디바이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혁신도 이어나간다.

이날 주주들은 회사 성장을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이성락 기자
이날 주주들은 회사 성장을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이성락 기자

DS 부문은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활용한 128GB(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을 계획이다. 또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과 같은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 및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한다. 오토모티브, RF(Radio Frequency) 등 특수공정의 완성도를 향상하고 4·5·8·14나노 공정의 성숙도를 높여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DS 부문 역시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작한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은 올해 2.5D 제품으로 1억달러(약 1338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2.xD, 3.xD, Panel Level 등 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고객과 함께 개발해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SiC(실리콘카바이드)·GaN(질화갈륨)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AR 글래스를 위한 마이크로 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2027년부터 시장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경 사장은 "올해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로,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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