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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연속 흑자 컬리, 분기 턴어라운드로 쿠팡 행보 따를까
입력: 2024.03.14 00:00 / 수정: 2024.03.14 00:00

지난해 12월 EBITDA 적자 탈출, 영업이익 전망은 흐릿
"영업손실률 개선 중…기업가치 인정 위해 내실 다질 것"


컬리가 지난달 3개월 연속 EBITDA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분기·연간 영업이익 흑자까지 달성하며 쿠팡과 같은 행보를 걷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컬리가 지난달 3개월 연속 EBITDA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분기·연간 영업이익 흑자까지 달성하며 쿠팡과 같은 행보를 걷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컬리가 9년 적자를 끊고 세 달 연속 월간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물류센터 효율화, 마케팅비 절감 등 노력으로 수익성을 늘리고 있다. 컬리는 쿠팡 행보와 마찬가지로 창업 이후 회사 규모를 적자와 함께 불렸다. EBITDA가 개선됐지만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발 이커머스가 국내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드는 등 경쟁자가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컬리가 올해 사상 첫 분기 흑자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가 지난달에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금융이자·세금·감가상각비 등을 빼지 않고 포함한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첫 EBITDA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올해 1·2월에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2015년 창업해 9년 만에 달성한 흑자다. 13년 만에 같은 성적을 낸 쿠팡보다 4년 앞선 시기다. 컬리가 올해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경우 연간 흑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컬리가 수익성을 개선한 배경은 물류센터 효율화와 지출 절약이다. 지난해 6월 송파구 물류센터를 정리하고 평택시, 창원시 물류센터 운영을 차례로 시작하면서 주문 건당 처리 비용을 낮췄다. 마케팅비와 포장비 등 기타 비용도 대폭 절감했다.

컬리는 3개월 연속 흑자 기세를 몰아 인재 영입 등 회사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5일 테크 분야 모든 직군에 걸쳐 두 자릿수 규모 개발자 채용 공고를 냈다. 지난 2022년 이후 첫 대규모 채용으로, 인공지능(AI) 부문 개발자를 처음 뽑기로 했다. 이번 채용의 목적은 '진화와 확장'이며 소비자 취향을 분석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고 사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컬리는 지난 2015년 창업 당시 연간 매출 29억원에서 지난 2022년 2조372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적자도 늘었다. 2018년 337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22년 2334억원에 달했다. 물류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에는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1185억원을 기록했고 12월 EBITDA 흑자를 달성해 영업손실이 1000억원 대로 줄어들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컬리는 지난해 신규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하면서 물류 건당 비용을 효율화한 데 이어 마케팅, 광고 등 비용을 대폭 축소하면서 수익성을 늘렸다. /컬리
컬리는 지난해 신규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하면서 물류 건당 비용을 효율화한 데 이어 마케팅, 광고 등 비용을 대폭 축소하면서 수익성을 늘렸다. /컬리

컬리는 EBITDA 흑자를 시작으로 영업이익 흑자 목표까지 세우고 있다. EBITDA는 이자비용, 세금, 감가상각비용을 포함한 영업이익이다. EBITDA 흑자로 회사에 현금이 쌓이고 있다는 점은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컬리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율이 의미 있게 줄었다. 이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 2월 영업손실을 개선했더라도 3월 실적에서 이를 보완할 만큼 실적 개선을 하지 않는 이상 1분기 영업이익은 적자이기 때문이다.

컬리는 지난해 5월 연간 흑자전환 달성을 조건으로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 방법으로 1200억원 외부 자금을 투자받았다. 턴어라운드하지 못하면 투자자에게 전환되는 주식 가격이 절반 가량으로 조정된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흑자전환에 실패하면 같은 투자금액이지만 더 많은 주식이 투자자에게 지급돼 컬리 경영진 지분율이 하락하게 된다.

지난해 멈췄던 상장 계획 경우 당장 재추진하지 않고 내실을 더 다질 분위기다. 지난해 1월 컬리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상장 전 절차 기업공개(IPO)를 미뤘다. 컬리 관계자는 "월간 EBITDA 흑자로 현금을 쌓고 있다. IPO가 조급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올해 계획은 없지만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컬리가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 시장에서 성장하고, 최근에는 신선식품 취급까지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를 채용한 뒤 관련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자로부터 입점·판매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으로 공급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달 월간 앱 이용자 수(MAU)는 818만 명, 컬리는 평균 300만 명 수준으로 이용 고객 수에서는 차이가 벌어진 상황이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컬리는 신선식품을 주력 품목으로 전개해왔다. 최근 화장품, 패션 등 품목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식품 비중이 클 것"이라며 "중국 이커머스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국내 사업자들을 대거 끌어들이고 있다. 소비자가 많이 몰린다면 컬리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컬리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 신선식품 진출을 더 지켜봐야 한다. 당분간은 컬리가 위협 받지 않을 것"이라며 "상품 경쟁력과 약 10년간 쌓아온 국내 물류 인프라를 해외 이커머스 기업이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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