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갈아치워
은행권, 실명계좌 제휴 눈독…상황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비트코인 가격이 1억 원을 넘은 가운데 은행권이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실명계좌 제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시민이 비트코인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가상자산 대표주자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계좌 제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12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일 대비 1.30% 오른 1억170만 원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4시 35분께 1억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1억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더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렇듯 비트코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그동안 보수적 태도를 취해왔던 은행권도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실명계좌 제휴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은행은 케이뱅크(업비트), 카카오뱅크(코인원), 신한은행(코빗), NH농협은행(빗썸), 전북은행(고팍스) 등 총 5곳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라 은행으로부터 실명 계좌를 발급 받아야만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으며, 이 대가로 은행은 거래소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이용자들이 은행 계좌를 통해 원화를 입출금할 때마다 거래소들은 약 300~1000원 사이의 금액을 은행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활발히 거래할수록 은행들의 수수료 이익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비이자이익 부문 확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에 대한 은행권의 관심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팩트DB |
앞서 은행권은 가상자산 관련 사고나 자금 세탁 문제 등의 이유로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꺼려했다.
그러나 최근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불며 은행권이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권의 공통 과제가 비이자이익 부문 확장인 만큼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최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점유율 2위인 빗썸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진행했지만, 지난달 최종적으로 계약 의사를 철회했다. KB국민은행은 최초 빗썸과의 계약을 추진하며 신사업 분야 진출과 수수료이익 확대 및 젊은층 고객 확보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계약은 불발됐지만, 실명 계좌 계약을 논의한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발전이라는 것이 업계가 바라보는 시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오는 7월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이어 10월 예정된 '가상자산사업자 갱신 신고' 등 이후 상황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가상자산에 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비이자 강화, 고객 확보 등 측면에서 보면 매력적인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그 외에 감수해야 할 부분들도 많은 만큼 접근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법이 하반기 시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까지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