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4월 총선 변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감소하면서 매물 적체가 심화하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서울 전반에서 상승 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아파트 매매가 줄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매물이 다시 쌓이고 있다. 올해 1월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거래량은 2월 들어 급감했고, 서울 아파트 매물은 4개월 만에 8만건대를 돌파했다. 매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일부 단지에선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고, 서울 전반에서 상승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을 방어하고 있다.
11일 빅데이터 부동산 플랫폼 '아실'(이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8만209건으로 4개월 만에 8만 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초까지 4만건대였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대체로 7만 건대를 유지해 왔다. 매물이 8만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3일 하루뿐이었으나, 이달 6일 이후부터는 8만건대를 기록하고 있다.
아파트 매물 적체는 거래량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운영 종료와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개편 전 신규 분양 아파트 증가 거래가 크게 줄었다. 실제로 직방의 조사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428건(계약일 기준)으로 1월 2518건보다 1000건 이상 줄었다. 비교적 낮은 금리와 완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하던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 1월 29일 유효신청금액이 43조4000억원(18만1971건)을 기록한 뒤 신청·접수를 마감했다.
다만 일부 단지에선 종종 체결되는 거래가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중구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2단지 전용면적 49㎡는 지난달 9억1715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강남구 펜트힐캐스케이드 전용 43㎡도 지난달 13억1807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고, 마포구 마포더클래시 전용 59㎡ 역시 지난 1월 13억7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이 전월 대비 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거래 건수는 1000건가량 급감했다. /직방 |
상승 거래 비중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 조사 결과 지난달 아파트 매매 거래 가운데 상승 거래 비중은 43%로 전월(39%)보다 늘었다.
특히 지난해 말 하락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던 서울 마포·용산·성동과 노원·도봉·강북은 2월 들어 하락 거래보다 상승 거래의 비중이 더 커졌다. 마용성의 하락 거래는 지난해 12월 56%에서 올 1월 41%로, 2월 33%로 비중이 크게 줄었다. 반대로 상승 거래 비중은 각각 28%, 41%, 45%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상승 거래 비중이 늘면서 전반적인 하락세도 잦아드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서초·광진·영등포구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을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송파구의 경우 3주 연속 상승세가 나타났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2월 거래량이 줄긴 했지만, 상승 거래가 증가한 것이 긍정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면서도 "저가 매물 소진 후 숨 고르기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김 리드는 이어 "일부 지역은 여전히 저가 매물이 거래 시장을 주도하기도 해 시장 회복으로 해석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은행들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면서 대출 문턱도 다시 높아질 예정이고, 4월 총선 이후 정부 정책의 전환 가능성 등 대내적 이슈도 존재해 당분간 시장이 횡보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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