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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vs 차파트너스, 주총 앞두고 정면충돌…경영권 분쟁 재발
입력: 2024.03.11 00:00 / 수정: 2024.03.11 00:00

차파트너스, 주총 결의로 자사주 소각 등 여러 안건 주주 제안
금호석유화학 "차파트너스, 박철완 개인 대리"…경영권 분쟁 의도


금호석유화학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개인 최대 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오른쪽)와 손잡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경영진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충돌하고 있다. 2021~2022년 발생한 박 전 상무와 삼촌인 박찬구 회장(왼쪽)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벌어지는 모양새다. /금호석유화학, 박 전 상무 측 제공
금호석유화학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개인 최대 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오른쪽)와 손잡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경영진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충돌하고 있다. 2021~2022년 발생한 박 전 상무와 삼촌인 박찬구 회장(왼쪽)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벌어지는 모양새다. /금호석유화학, 박 전 상무 측 제공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금호석유화학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개인 최대 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와 손잡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 파트너스)이 현 경영진이 결정한 주총 안건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주주행동주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사측이 적극 반박하면서 양측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2021~2022년 발생한 박 전 상무와 박찬구 회장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대리인을 앞세워 다시 벌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4일 차파트너스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석유화학에 자사주 전략 소각과 정관 변경을 주주 제안했다. 현재 자사주 소각을 이사회에서 결의하게 돼 있는데, 주주총회 결의로도 소각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자는 주장이다.

또한 차파트너스는 자사주가 총수 일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 처분 또는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로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사주 소각은 주주 가치 제고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이틀 뒤(6일)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고 공시하면서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처분을 결정하며, 결의 시 주주 가치가 부합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할 요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한다"는 내용과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이사회 결의뿐만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에 의해서도 자기주식 소각이 가능하도록 명시한다"는 내용을 담은 안건 중 하나가 가결되는 경우 나머지는 자동으로 폐기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유한 자기주식의 50%에 해당하는 262만4417주(지분 9.2%)를 향후 3년 내 분할 소각한다고 밝혔다.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87만5000주는 이달 20일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소각예정금액은 1291억원 규모다.

그러자 차파트너스는 다음 날(7일) 보도자료를 통해 "2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자사주의 50%를 소각하겠다는 (이사회의) 결정은 과거에 비해 전향적이나 주주 제안에 대응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며 "회사는 나머지 50%의 자사주를 제3자에게 '처분 예정'인 것으로 보여 우려가 여전하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선 나머지 자사주의 '처분'이 아닌 '소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이 보유 중인 미소각 자사주를 총수 일가의 우호 주주에게 처분할 경우, 총수 일가 측 의결권은 크게 증가하는 반면 일반 주주의 의결권은 크게 감소하고, 주주의 주당 순이익, 주당 배당수익도 대폭 감소한다는 게 차파트너스의 주장이다.

차파트너스는 또 8일 재차 입장문을 내고 "금호석유화학이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정관 일부 변경 의안과 분리 선출 사외이사 선임 의안을 '양립 불가능'해 두 의안 중 하나가 가결되는 경우 나머지는 자동으로 폐기한다는 내용의 주주총회 소집 결의를 하고, 주총을 진행하는 것은 주주들의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안하고 주주제안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사들을 상대로 위법행위 유지 청구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금호석유화학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같은 날 "차파트너스는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처분했다며 자기주식이 우호 세력에 처분되는 것을 전제로 비판했지만, 이는 회사 정책의 본질을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라며 "차파트너스의 주주 제안이 소액 주주의 가치 제고가 아닌 박 전 상무 개인을 위한 행동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박 전 상무가 지난해 11월 제기한 자기주식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법원 각하 판결로 문제가 없는 거래로 확인됐는데도, 다시 이런 문제를 제기한 것 역시 주주 제안이 특정 개인을 대리한 경영권 분쟁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이 기보유 자기주식의 50%를 앞으로 3년간 분할 소각하고, 나머지는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들과 소통해 처분 또는 소각하기로 결정했음에도 차파트너스가 '나머지 자기주식이 총수 일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처분 또는 매각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경영권 분쟁 의도임을 인정한 것이라는 게 사측의 판단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차파트너스의 주장은 회사 정책의 본질을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라며 "회사는 단 한 차례도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처분한 적이 없고 향후에도 이를 목적으로 처분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승자는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현재 금호석화 지분을 보면 총수인 박찬구 회장(7.14%)과 아들 박준경 사장(7.65%), 딸 박주형 부사장(1.04%) 지분을 합쳐 15.8%에 달한다.

박 회장의 조카인 박 전 상무(9.10%) 측은 모친 김형일 씨(0.09%),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0.06%) 등을 포함해 10.8% 수준이다. 양측 지분율 차이는 5%가량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8.13%)이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차파트너스의 주주 제안을 일부라도 받아들이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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