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예금취급기관의 기업·자영업자 대출금이 전년 동기 대비 91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전년 증가폭 217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기업과 자영업자의 빚이 지난해 92조원 가까이 증가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분기 대출 규모는 기업들의 재무 관리 관리에 전분기보다 크게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취급기관의 기업·자영업자 대출금은 1889조6000억원으로 1년전보다 91조9000억원 늘었다. 이같은 100조원 미만의 증가폭은 지난해 217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정부의 기업 자금 지원에 큰 폭으로 늘었던 산업대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 증가폭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69조8000억원과 8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 185조9000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187조1000억원)과 2022년(217조원)으로 크게 불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증가폭은 13조9000억원 증가해 전분기 32조3000억원보다 축소됐다. 기업들의 재무 비율 관리를 위해 운전자금 대출을 일시상환한 영향이다. 제조업의 경우 연말 운전자금 대출금 일시 상환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줄었으며 시설자금 역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서비스업은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전분기 16억9000억원에서 11억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금융·보험업은 여전사의 예금은행 차입 확대의 영향으로 7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부동산업 대출 잔액 증가폭은 8조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부동산 거래량 둔화 등의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 주거용 및 상업용 건축물 거래량은 29만1000가구에서 4분기 26만4000가구로 감소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 감소 등으로 자금 수요가 줄며 2조원에서 8000억원으로 감소 전환했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 상승 폭은 전분기 14조6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시설자금 상승 폭은 전분기 17조7000억원에서 13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대출잔액 상승폭이 30조4000억원에서 16조900억원으로 축소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은 전분기 1조9000억원 증가에서 3조1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대기업 대출 증가폭은 전분기 12조800억원 증가에서 5조4000억원으로 감소했고, 중소기업 대출잔액 상승폭은 17조2000억원에서 9조5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은 3조6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줄었다.

서정석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코로나19 기간 기업 자금 대출이 크게 늘었던 부분이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4분기 대출 감소는 기업들의 재무 비율 관리를 위한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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