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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兆 클럽' 가입 서울우유가 풀어야 할 과제는 [TF초점]
입력: 2024.03.08 00:00 / 수정: 2024.03.08 00:00

우유 혁신은 긍정적, 저출산·관세 위기엔 대비해야

서울우유협동조합이 1937년 조합 창립 이래 첫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본업만 집중했다가는 경영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 우측 상단은 문진섭 조합장 /서울우유협동조합
서울우유협동조합이 1937년 조합 창립 이래 첫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본업만 집중했다가는 경영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 우측 상단은 문진섭 조합장 /서울우유협동조합

[더팩트|이중삼 기자] 서울우유협동조합이 1937년 조합 창립 이래 첫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000억원으로 전년(1조9684억원) 대비 6.68%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국산 원유를 활용한 신제품 출시를 비롯해 판매 채널 확대가 주효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우유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울우유가 본업 외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저출산·우유 관세 철폐 등 유업계를 둘러싼 문제들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출산 문제로 유업계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2022년(0.78명)보다 0.06명 줄었다. 올해는 이보다 더 하락한 0.6명으로 전망된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인구 현상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 2.01명에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이 여파는 우유·분유 소비량에 직격탄을 날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인당 연간 흰 우유 소비량은 2012년 28.1kg에서 2017년 26.6kg, 2020년, 26.3kg, 2022년 26.2kg으로 미끄러졌다. 분유 시장 규모도 2017년 4314억원에서 2022년 2897억원으로 6년 만에 32.8% 줄었다. 고물가로 갈수록 오르는 가격도 소비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지난해 서울우유 실적은 선방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서울우유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독보적인 국내 우유 시장 점유율과 소비자 신뢰도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 시장 점유율은 46.4%로 국내 1위다.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우유∙발효유 부문에서도 1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에 측은 트렌디한 제품 출시, 다양한 판매 채널 확보, 아시아 최대 규모 경기 양주시 공장 등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서울우유는 '나100%우유'의 브랜드 우수성과 차별성을 내세워 꾸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며 "국산 원유 소비를 늘리기 위해 그린라벨, 유기농우유, 프로틴우유 등 다양한 프리미엄 우유 라인업을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유통기한에 의존해 우유를 선택하던 시스템에서 '제조일자 표기'라는 프로세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신선한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유업계 중 서울우유가 유일하다"며 "2022년 9월 가동에 들어간 양주통합 공장을 기반으로 제조 경쟁력과 물류 효율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 확대로 비용 절감에 집중한 경영 효율화도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진섭 서울우유 조합장은 지난달 26일 연매출 2조원 돌파 관련 "어렵고 힘든 상황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향후 서울우유는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확실한 1등 전략을 구사하며 혁신과 노력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6년 우유 관세 철폐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앞으로 국산 원유로 차별화한 제품에 주력하고 브랜드 품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뉴시스
오는 2026년 우유 관세 철폐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앞으로 국산 원유로 차별화한 제품에 주력하고 브랜드 품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뉴시스

◆ 우유 외 사업 다각화 전략 힘써야

서울우유는 앞으로도 국산 원유로 차별화한 제품에 주력하고 브랜드 품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문제는 인구수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관측이다. 나아가 오는 2026년에는 우유 관세 철폐도 이뤄진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산 유제품에 관세 7.2%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2024년 4.8%, 2025년 2.4%로 점차 줄다가 2026년에는 관세가 0%가 된다.

관세 철폐가 현실화될 경우 국산 우유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멸균우유를 찾는 이유로 '보관이 간편해서'(30.7%), '가격이 저렴해서'(29.7%) 등을 꼽았다. 지난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18.9% 증가한 3만7000톤(t)을 돌파했다. 우유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값싼 수입산 멸균우유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FTA는 협정을 체결한 나라 간에 상품·서비스 교역에 대한 관세·무역장벽을 철폐함으로써 배타적인 무역특혜를 서로 부여하는 협정을 말한다.

우유 관세 철폐 관련 서울우유 전략안은 확고하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우유 관세 철폐는 한국낙농산업의 근간을 위태롭게 하는 위협요소"라며 "서울우유 전략안은 명확하다. 소비자에게 언제나 세계 최고의 원유를 만들어 낸다는 자부심으로 신선하고 우수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식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입산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고물가가 지속해서 이어지는 가운데 수입산 우유 관세 철폐까지 이뤄지면 국산 우유가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며 "국산 우유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 다각화 전략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심려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서울우유는 국산 원유를 통한 우유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소비자 건강을 위해 묵묵히 지켜나가야 할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조는 이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급변하는 유통환경 시장과 트렌드에 맞춘 사업 전략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우유는 CJ프레시웨이와 신제품 공동 개발, 판매 채널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디저트와 간편식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힐 수 있는 동력을 찾아나서는 등 소비자 요구에 맞는 제품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서울우유는 우유 외 아이스크림, 피자 등 디저트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경우 이미 식물성음료시장 확대, 성인영양식 시장 확대 등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환자식, 고령친화식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고 밝힌 만큼, 일각에서는 서울우유도 사업 다각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와 관련, 서울우유 관계자는 "새로운 신사업 확장을 위해 국산 원유를 활용,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디저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접목해 맛을 다양화 한 흑임자 등 가공유, 크림 베이커리 2종 등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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