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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야 산다"…유통 업계 체질 개선 키워드는 '인공지능'
입력: 2024.03.02 00:00 / 수정: 2024.03.02 00:00

경영진, 경쟁력 확보 열쇠로 '첨단 IT 기술' 강조
신기술 전담 조직 신설, 고객 경험 개선에 총력


유통 공룡 3사(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가 인공지능 등 첨단 IT 기술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팩트 DB
유통 공룡 3사(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가 인공지능 등 첨단 IT 기술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유통 업계 공룡들이 올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금, 업계가 가장 관심 두는 분야는 '인공지능'이다. 고객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첨단 IT 기술력을 키워 시장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쿠팡이 유통 업계 실적 1위를 꿰찬 가운데 전통 유통 강자들이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오프라인 유통 3사(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가 첨단 IT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 혁신을 꾀하고 있다. 각 회사는 최근 경영인 지휘 아래 인공지능 관련 부서를 만들고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김상현 롯데쇼핑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본인 주도로 만든 인공지능 추진협의체 '라일락(LaiLAC)'을 공개했다. 롯데쇼핑을 유통 사업에 정보기술을 결합한 '리테일테크'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AI 전환을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라일락'은 롯데쇼핑 유통군HQ가 꾸린 인공지능 태스크포스(TF) 중심으로 운영된다. 롯데쇼핑은 회사가 보유한 4200만명 고객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과 융합해 수익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고객 데이터를 광고 서비에 활용해 개인 특성에 맞춘 광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에는 영국 최대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부산 최첨단 물류센터 착공도 돌입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5일 신선품질혁신센터에 인공지능 장비를 도입하고 이상적인 살코기와 지방 비율 등을 판단할 수 있게 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8일까지 작가 '노엘 반다이크'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봄 이미지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경우 지난달 8일 가상 쇼호스트 '루시'가 출연하는 패션 프로그램 '루시톡라이브'를 공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IT 기술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One less click, One more step(원 레스 클릭, 원 모어 스텝)'을 강조했다. 고객 접근 단계를 한 발짝 줄여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의미다. 신세계그룹은 인공지능 기술을 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 경우 사내 인공지능·데이터 기술 본부를 운영 중이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 추천, 할인행사 설계 등 업무를 인공지능이 돕고 있다. 고객이 남긴 상품 리뷰를 분석하고 부정 반응에 선제 대응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신세계그룹 IT 계열사 신세계아이앤씨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각 사업체와 협력 중이다. 지난해 6월 신세계그룹 전 계열사의 인공지능, 빅데이터 부서 임직원 230여 명을 모아 인공지능 컨퍼런스 'DEVX 2023'를 열고 기술 역량과 경험을 나눴다.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유통 전시회 'NRF 2024'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셀프계산대를 선보였다. 카메라로 고객 행동을 분석해 셀프계산대 이용 방법을 알려주고 고객이 구매할 상품을 올바르게 등록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NRF 2024 신세계아이앤씨 부스에서 방문객들이 인공지능 셀프계산대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NRF 2024' 신세계아이앤씨 부스에서 방문객들이 인공지능 셀프계산대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말 조직개편에서 현대백화점에 100여 명 규모 디지털사업본부를 편성했다. 이 부서는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경쟁력 확보, 빅데이터 마케팅, 신사업 발굴 등을 전담한다. 디지털사업본부 산하로 편입된 조직 'i.Lab(아이랩)'은 디지털 기술을 백화점 서비스와 콘텐츠에 접목시키는 업무를 맡고 있다. 아이랩은 지난 2020년 당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직속으로 구성된 신기술 개발 조직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월 아이랩이 제작한 인공지능 챗봇 상담 서비스 '젤뽀'를 선보였다. '젤뽀' 도입 후 고객들이 연휴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백화점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2월에는 행사 문구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루이스'를 공개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홍보 문구 작업에 '루이스'를 사용하면 평균 4시간이 걸린다.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약 84배 빠른 일처리가 가능하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IT 계열사 현대아이티앤이를 설립했다. 현대아이티앤이는 그룹 계열사들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VR), 클라우드 서버 인프라 등 디지털 기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더현대 서울 무인매장, VIP라운지 얼굴인식 출입 시스템을 이 회사와 함께 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내부 연구뿐만 아니라 외부 업체와도 다양한 첨단 기술 협업을 펼친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에는 오는 9일까지 로봇 개발사 플로리젠 로보틱스가 개발한 인공 개 '스폿'이 배치돼 매장을 순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통 유통 강자들이 첨단 IT 기술 개발에 속도를 더 낼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이 지난해 연간 첫 흑자 달성과 매출액 30조원을 돌파하면서 유통업계 실적 1위가 돼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유통 공룡 중 먼저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기업이 시장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경쟁력을 챙길 수 있는 기업이다. 이커머스 분야에서 정면으로 승부하기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로 새로운 분야 사업을 개척해야 한다"면서 "온라인 쇼핑이 압도적으로 좋아서 이커머스가 성장한 게 아니다.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불러 모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쇼핑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기업이 미래 유통 시장을 선도할 것"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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