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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 올해 '전기차 보조금' 변화에 맞춤형 대책 마련 분주
입력: 2024.02.21 11:55 / 수정: 2024.02.21 11:55

KG 모빌리티는 LFP 배터리 적용 토레스 EVX 가격 200만원 인하
현대차·기아도 가격 인하로 전기차 판매량 확대 모색


환경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침을 확정한 가운데 KG 모빌리티는 새 지침에 발맞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한 토레스 EVX 판매 가격을 200만원 인하한다. /KGM 제공
환경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침을 확정한 가운데 KG 모빌리티는 새 지침에 발맞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한 토레스 EVX 판매 가격을 200만원 인하한다. /KGM 제공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환경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을 확정하자,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판매 가격 인하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른 지침이라는 해석이 나온 상황에서, 각 업체는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G 모빌리티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한 토레스 EVX 판매 가격을 200만원 인하한다. E5 차량 가격(세제 혜택 후)은 4550만원, E7은 4760만원이다. 보조금이 전년 660만원에서 올해 457만원으로 축소되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하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전날 '2024년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을 확정하고 지침에 따른 전기차 차종별 국비 보조금 지원 금액을 공개했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비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있다. 환경부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성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고 밝혔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재활용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환경부는 '배터리환경성계수'를 도입해 재활용 시 경제성이 높은 배터리 탑재 차량에 보조금을 더 지급하도록 했다.

이에 LFP 배터리 탑재 전기차는 보조금이 삭감됐다. LFP 배터리가 쓰인 테슬라 모델Y RWD는 514만원에서 195만원으로 가장 많이 삭감됐다. 전국 8개 권역 제조사 직영 서비스센터 규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강원도에 서비스센터가 없다.

반면 NCM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감액이 없었다. 대표적으로 NCM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기아 주력 전기차 아이오닉5·6는 가장 많은 690만원 보조금을 받는다. 코나EV는 633만원을 받는다. 기아 EV6는 684만원이다.

KGM은 판매 가격 인하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KGM 관계자는 "보조금이 줄어들면 고객 부담이 클 수 있어 제조사 입장에서 내부적으로 오래 검토해 결정했다"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배터리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CM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기아 주력 전기차 아이오닉5·6는 올해 가장 많은 보조금(690만원)을 받는다. /현대차 제공
NCM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기아 주력 전기차 아이오닉5·6는 올해 가장 많은 보조금(690만원)을 받는다. /현대차 제공

KGM 외에도 업계는 할인 혜택 등 가격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할인 혜택을 통해 전기차 판매량을 늘릴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을 갖춰 판매량을 늘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환경부 지침에 대해 글로벌 시장 '자국 우선주의'와 '친환경' 기조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본다. 반면 NCM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중소 전기차 업체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NCM 배터리가 중국 시장에서 차별을 받았다. 일부 LFP 배터리를 사용한 업체의 타격은 불가피하지만, 중국산 LFP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에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보조금 정책에 따른 각 업체 대응 전략이 다를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KGM은 보조금이 줄었지만, 생산 과정에서 NCM 배터리보다 저렴한 LFP를 사용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제는 하이브리드 구매 시 보조금 여부를 따지지 않는 것과 달리 전기차는 아직 변동성이 크다"며 "보조금 정책이 영원하지 않을 것을 고려하면 KGM 전략이 부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배터리 재활용률에 따른 세금 부과 가능성도 있어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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