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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쇼핑 플랫폼 인수한 구영배 쿠텐 대표, 어떤 그림 그리나
입력: 2024.02.21 11:00 / 수정: 2024.02.21 11:00

미국·유럽 중심 온라인 쇼핑 기업 '위시' 인수
한국 시장 경쟁력 활용, 국내 이커머스 수출길 개척


큐텐이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면서 한국 온라인 쇼핑 판로 개척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사진은 구영배 큐텐 대표 /큐텐
큐텐이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면서 한국 온라인 쇼핑 판로 개척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사진은 구영배 큐텐 대표 /큐텐

[더팩트|우지수 기자] 큐텐이 미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면서 유통망을 전 세계로 넓히게 됐다. 위시는 매출액, 사용자 수가 지난 2020년 고점을 달성한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기업이다. 한국 이커머스 확장 발판으로 위시를 선택한 구영배 큐텐 대표가 중국발 이커머스와 겨뤄 실적 부진을 겪는 플랫폼을 회복세로 되돌릴지 주목된다.

지난 13일 큐텐은 나스닥 상장사 콘텍스트로직이 운영하는 쇼핑몰 위시 인수를 발표했다. 콘텍스트로직이 가진 위시 사업 자산을 떼어내 1억7300만달러(약 2300억원)에 사들였다. 위시는 200여 개국에서 33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큐텐은 아시아 기반 23개국 유통망을 세계 무대로 넓힐 계획이다.

위시는 중국산 생활용품을 미국과 유럽에 최저가로 유통하면서 지난 2020년 연간 사용자 1억700만 명, 매출액 25억달러를 달성했다. 그런데 중국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이 현지에 직접 진출해 가격 우위를 점하면서 위시 입지가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 기준으로 보면 위시 연간 사용자는 2700만 명, 매출액은 2억9400만달러까지 줄었다. 2022년 영업손실은 3억9800만달러로 적자를 기록했다.

구영배 대표는 큐텐이 형성한 글로벌 물류 경쟁력에 한국 소상공인 해외 판로 개척을 더해 위시 실적을 회복시킬 전망이다. 큐텐이 해외 확장에 앞서 한국을 공략한 것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는 지난 2009년 지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할 당시 이베이와 맺은 '10년 경업 금지' 조항이 끝난 2022년 국내 시장에 다시 발을 들였다. 이후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을 잇달아 인수했다.

국내 계열사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쇼핑과 거래하는 국내 판매자에게 수출길을 열고 국내 소비자도 해외 제품을 받아볼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위시가 유럽·미주 지역 2만여 소매업체와 만든 상품 유통망 '위시로컬'도 활용할 수 있다. 구 대표는 지난 13일 위시 인수를 발표하면서 "위시와 큐텐 그룹 결합에 구성원 열정과 헌신을 더해 선도 '글로벌 디지털커머스 플랫폼' 목표로 한층 더 다가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큐텐 관계자는 "국내 판매자들이 북미나 유럽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해외 플랫폼인 아마존이나 이베이를 이용해야 했다"며 "위시를 인수한 후 자회사 고객들이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발 이커머스가 세계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12일 서울 강남역에 알리익스프레스 광고가 게시돼 있다. /우지수 기자
중국발 이커머스가 세계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12일 서울 강남역에 알리익스프레스 광고가 게시돼 있다. /우지수 기자

이커머스 업계는 세계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우 성장에 한계가 있어 세계로 확장해 중국 이커머스와 경쟁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7조3470억원이다. 이는 데이터조사기관 스태티스타가 집계한 4445조원 세계 이커머스 시장 규모 20분의 1 수준이다.

쿠팡은 지난 12월 글로벌 명품 쇼핑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했다. 파페치는 1400개 명품 브랜드를 미국 등 190개국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세계 최대 규모 명품 유통 기업이다. 업계는 쿠팡의 파페치 인수가 미래 한국 패션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큐텐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을 인수한 후 해외 거래액을 눈에 띄게 키웠다. 큐텐은 21일 자회사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지난해 4분기 해외직구 거래액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91%, 35%, 56% 규모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큐텐 관계자는 "큐텐 진출 국가 인기 상품들을 엄선해 지역별 전문관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플랫폼별 판매 상품은 평균 500만 개 이상"이라며 "큐텐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 상품 수입은 물론, 우리나라 브랜드 수출까지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자체 물류센터 설립을 언급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알리익스프레스 이용 고객은 613만 명으로 전년(2022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도 뚜렷하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점유율을 키웠다.

이와 관련,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이커머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시장 지키기도 중요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할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며 "해외 판로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미래 시장을 대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지역적인 사업인 유통이 이커머스로 인해 글로벌 사업으로 진화했다. 국내 식품과 서비스업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챙길 수 있게 된 것"이라며 "한국 시장 판로를 세계로 개척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큐텐 전략에 따라 중국 플랫폼과 경쟁하는 저가 시장에서 활약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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