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내홍에 KT 곤혹
이강인 출연 광고, 네티즌 악플 세례
이강인 선수가 축구 국가대표팀 내 불화의 중심 장본인으로 대두되며 이 선수를 향한 후원을 이어온 KT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KT |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정소양·이중삼·송주원·최문정·최의종·최지혜·이선영·우지수·서다빈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최지혜 기자] 민족 명절 설 연휴가 끝나고 아시안컵도 막을 내렸지만 경제계에선 대소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 가장 뜨거운 핫이슈인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불화설은 경제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한 대표팀이 내부 갈등을 겪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제계까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산업계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소식에 따른 티웨이항공의 수혜 여부가 대두됐습니다. 팬데믹의 종료와 함께 해외여행 수요가 되살아난 만큼 티웨이항공의 신규 노선과 사업 확장이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특히 오는 5월 첫 유럽 노선인 크로아티아 신규 취항이 시작될 예정인데요. 이 노선이 티웨이항공의 높은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금융권에서는 토스뱅크의 홍민택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이목을 끌었습니다. 지난 2021년부터 토스뱅크의 경영을 지휘하면서 흑자 전환까지 성공시킨 홍 대표가 오는 3월 임기 만료와 함께 물러날 전망입니다. 역대 최연소 은행장의 퇴장 소식이 아쉬움을 자아냈습니다.
먼저 AFC아시안컵에 출전한 대표팀의 내홍 소식을 들어볼까요. 축구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선수와 9살 어린 이강인 선수가 마찰을 겪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선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KT가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KT가 지난달 유튜브에 개제한 '단독공개 이강인 파리에서의 일상' 영상에 네티즌들이 몰려 이강인 선수와의 광고 계약 해지를 촉구하고 있다. /KT 유튜브 캡처 |
◆ 명실상부한 'KT의 얼굴' 역할 톡톡히 한 이강인, '덕분' 아닌 '때문' 전락
-가장 '핫'한 소식은 뭐니뭐니해도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불화설이었는데요.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앞두고 주장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가 갈등을 빚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곤혹스러움을 표하는 기업도 있다면서요?
-네. 이강인 선수의 인성 논란으로 번진 이번 파문은 영국의 매체 '더선'을 통해 확산됐는데요. 축구 국가대표팀 '막내 라인'에 속하는 이강인 선수가 주장이자 9살 선배인 손흥민 선수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주먹질까지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심지어 손 선수는 이 와중에 손가락 부상까지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 선수 측은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이 선수도 지난 14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이강인 선수의 사과에도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단단히 화가 난 성난 여론의 화살은 이강인 선수를 광고모델 등으로 기용하며 인연을 쌓아온 기업들로 향하고 있는데요. 이 선수를 유망주 시절부터 후원하며 광고 모델 등으로 적극 기용해 온 KT가 대표적인 피해 기업이 된 모양새입니다.
-KT는 이강인 선수가 FIFA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하며 스타덤에 오른 2019년 첫 후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KT는 올해 초 이 선수와의 후원 계약을 연장하며 아낌없는 지원을 해왔는데요. 다양한 광고 모델로 기용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시즌3까지 실시한 스포츠 마케팅 플랫폼 'KT 오대장'에 기용하며 이 선수와 팬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KT 오대장은 '이강인 효과'에 힘입어 누적 유튜브 조회수 4800만회라는 큰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이강인 선수가 명실상부한 'KT의 얼굴'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인데요. 이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프랑스에서 촬영한 '단독공개 이강인 파리에서의 일상' 광고를 통해 지난달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시리즈를 소개하는 영상도 최근 화제가 됐습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6일 오후 6시 기준 조회수 462만회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강인 선수 '덕분'에 KT가 인성 논란이 빚어지기 전까지는 함박웃음 지었을 듯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때문'에 곤혹스러운 상황이 되었네요.
-네. 이강인 선수가 때 아닌 '하극상' 논란의 중심이 되면서 KT를 향한 비난 여론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KT 공식 유튜브에 방문해 이 선수와의 광고 계약을 철회하라는 압박까지 넣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망주를 발굴해 투자를 이어온 KT는 당황스러울 것 같은데요. 회사의 반응은 어떤가요?
-KT는 "이번 사안에 대한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이강인 선수와의 계약 내용이나 종료 여부 등에 대해서도 외부에 공개할 수 없고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 선수를 모델로한 프로모션을 당초(17일)보다 하루 앞당겨 끝내기도 했습니다. KT는 16일 전국 대리점·판매점에 이 선수가 광고 모델로 나선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 프로모션 포스터를 일제히 내려버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T는 "프로모션 종료에 따른 것"이라고 했지만 축구대표팀의 내분 사태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이 선수에게 쏟아지는 부정 여론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태극전사'들 사이에 이런 갈등이 발생했다는 것이 참으로 씁쓸합니다. 특히 이강인 선수 때문에 애꿎은 KT에 불똥이 튄 것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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