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에 참석해 유영상 SK텔레콤 사장과 함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MWC 2024' 현장에도 방문할 예정이다. /SK그룹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현장을 찾는다. 미래 먹거리와 관련한 기술 트렌드를 확인하고,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비즈니스 미팅 일정 등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1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오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 행사 참석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세계 3대 IT 전시회이자, '모바일 올림픽'으로 불리는 'MWC'에는 매년 200여 개 나라, 2000여 개 업체·기관이 참석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차세대 이동통신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이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도 AI가 주인공이었다. 이에 미래 먹거리로 AI 사업을 낙점한 기업의 주요 경영진들도 'MWC' 현장에 총출동해 사업 기회 발굴에 나선다.

먼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MWC'에 참석한다. 당초 독일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뒤 스페인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독일 출장이 취소돼 'MWC' 일정만 소화할 예정이다. 다음 주 주말쯤 출국해 오는 29일 서울상의 의원총회 전 귀국할 전망이다. 의원총회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서울·대한상의 회장으로 재추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은 'MWC' 현장에서 AI 기술력을 알리는 데 힘을 쏟는 SK텔레콤을 지원한다. SK텔레콤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에도 AI 기술을 점검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 유력 기업 CEO들과 만나 AI 협력을 논의하는 등 SK텔레콤의 AI 생태계 확장에 힘을 보태는 모습을 보였다. 최태원 회장은 당시 "SK텔레콤은 통신 회사에서 AI 컴퍼니로 전환하고 있다. 지금까지 키워온 기술들을 다른 영역과 융합해 사람과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의 옆에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자리한다. 유영상 사장은 지난달 열린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1년간 준비한 AI 성과를 'MWC'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 부스를 챙기는 동시에 다른 기업 부스도 방문해 이동통신, AI 관련 최신 기술 동향 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사장, 노태문 사장 등 삼성의 주요 경영진도 'MWC 2024' 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사장이 'MWC 2024'에 참석해 반도체 전략을 논의하고, 비즈니스 미팅 일정을 소화한다. 또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부문 사장이 현장을 방문해 신제품 '갤럭시S24' 시리즈를 알리는 등 더욱 강화된 '갤럭시 생태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첫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는 지난달 31일 출시돼 주요 시장에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1주일 동안 진행한 사전 예약을 통해 121만대 판매되며 '갤럭시S' 시리즈 사전 판매 신기록을 썼다.

단독 부스를 꾸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최주선 사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MWC' 현장을 찾는다. 부스를 운영하진 않지만,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주요 파트너사 경영진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MWC'를 챙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재차 행사장을 방문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동통신사에서는 유영상 사장 외에도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MWC 2024'에 참석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참석하지 않았는데, 올해 참석이 현실화된다면 고객사와의 만남이 예정됐을 것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한 후 별도 부스를 차리지 않고 있는 LG전자의 경우 실무진 위주로 바르셀로나를 찾아 ICT 트렌드를 살피고 미래 먹거리를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섭 KT 대표의 참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당시 대표인 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대표 경선 등 내부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도 'MWC' 행사를 챙긴 점을 고려하면 김영섭 대표도 참석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함께 'MWC GTI 서밋 2024' 세션에서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CTO)이 키노트 연사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KT 관계자는 "'MWC' 관련 내용은 조만간 확정해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하다.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는 박지원 부회장은 지난해 'MWC'에 참석해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신사업 추진 방안을 모색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지원 부회장은 특정 전시회를 매년 방문하는 방식이 아닌, 일정에 맞춰 다양한 산업 전시회를 자주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