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기중앙회장·손경식 경총 협회장 참석
중소기업중앙회 등 17개 단체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대재해법 유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서다빈 인턴기자] 중소기업단체들과 중소기업인 3500여 명이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의 유예를 촉구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대재해법은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됐다.
31일 중소기업중앙회 등 17개 단체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중대재해법 유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최 측 추산 3500여 명이 결집한 현장에는 제주, 경북, 강원, 광주·전남, 부산·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중소기업인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기업인은 처벌불안, 근로자는 고용불안', '중소기업 다 죽으면 차는 누가 만드나' 등의 플랜카드를 들고 내달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정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장을 찾은 단체는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기업협회 △중소기업융합중앙회 △한국여성벤처협회 △코스닥협회 △IT여성기업인협회 △이노비즈협회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전기공사협회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등 17곳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렇게 많은 기업인이 국회에 모여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중소기업중앙회 62년 역사상 처음"이라며 "전국 각지에서 기업인들이 모여 이렇게 호소한다는 게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771만 개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표해 중대재해법 유예 법안을 내일이라도 본회의에서 꼭 통과시켜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이들을 격려하고자 현장을 찾았다. 손 회장은 "오늘 참석한 중소기업계 대표님들과 절실한 마음을 같이 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경제계를 대표해 해당 사태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법과 같이 기업인의 처벌만 목적으로 하는 법률로는 재해를 줄이기 어렵다"며 "중소기업에게 충분한 유예기간과 정부의 지원을 제공하고 사업장 스스로 개선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봉규 중소기업융합중앙회장은 "중대재해법은 대형 로펌이나 민간 컨설팅 기관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국가 지원 컨설팅은 작년부터 시작돼 기업들에게는 고작 1년의 시간만 주어져 준비 기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을 유예 논의 시 반드시 반영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덕재 IT여성기업인협회장은 "83만 영세 중소기업 대표자들은 여야가 어떻고 정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다 오롯이 사고 없이 경영할 수 있길 바란다"며 "중대재해법 문제는 민생인데 국회가 늘 강조하는 민생을 위해서라면 내일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반드시 통과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대표들은 중대재해법이 유예가 아니라 아예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김동경 경기도자동차정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중대재해법은 유예보다 폐지가 돼야 한다고 본다"며 "기존 근로기준법과 중첩되는 게 많고, 사업하는 사람들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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