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표 비전 따라 신사업 지속 발굴·추진
LS그룹이 구자은 회장 주도로 비전 2030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회장이 지난 2일 안양LS타워에서 2024년도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 /LS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전기·전력·소재 등 기존 주력 사업 외에 'CFE(탄소 배출 없는 전력)'와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며 '비전 2030'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전 2030은 LS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총 2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신사업을 육성, 자산 50조 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지난해 구자은 회장은 2030년까지 자산(현재 25조)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데 이어 지난 2일 신년사에서 그룹의 성장을 위한 비전으로 △제조 안정화 및 압도적인 제조 경쟁력 확보 △미래 신사업·신시장 개척 선도 인재 확보·육성 △경영 철학 'LS파트너십' 재무장을 제시했다.
또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을 찾은 구 회장은 지난 10일 함께 참관한 임직원들에게 "양손잡이 경영 전략의 핵심인 LS의 원천 기술과 AI(인공지능)로 대변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우리 LS만의 미래 혁신 기술을 창조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아울러 구 회장은 지난 18일 경기도 안성 LS미래원에서 개최된 '2024년 LS그룹 공채 신입사원 입사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CNN 창립자인 테드 터너가 남긴 말을 인용하며 "직접 리더가 돼 제대로 이끌든지, 리더가 이끄는 방향으로 제대로 따르든지 해야 한다"며 "그룹의 구성원으로 합심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서로를 이끌거나 따르는 과감한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자은 "새 기술 개발해 LS만의 미래 혁신 기술 창조"
이같은 구 회장의 방침에 따라 LS의 주요 회사들은 전력 인프라와 종합 에너지 솔루션 분야의 오랜 사업적 경험을 살려 배터리 소재, 전기차 부품 및 충전 솔루션, 친환경 에너지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 발굴 및 추진하고 있다.
우선 LS그룹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 진출을 위해 2조 원 이상을 투자, 올해 본격적으로 전북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와 온산국가산업단지에 2차 전지용 소재 생산시설 건립에 나선다.
특히 그룹 지주사인 LS는 양극재 제조사 엘앤에프와 전구체 생산을 위한 합작사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을 설립하며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가치 사슬을 완성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오른쪽)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의 LG전자 부스에서 관계자로부터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S |
이와 함께 케이블 업체 LS전선은 해상풍력발전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LS전선은 지난해 5월 네덜란드 테네트로부터 2조 원대 유럽 북해 해상풍력 HVDC 케이블 공급계약을 수주했고, 지난해 말 이와 관련한 1조5000억 원 규모의 본계약 2건을 체결했다. 글로벌 해저케이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올해도 수주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LS전선은 동박 원재료로 구리선 대신 구리 조각을 사용하는 신소재 '큐플레이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큐플레이크는 동박 제조 과정에서 원재료 가공 공정을 줄여 제조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효과를 낸다.
LS전선의 자회사인 LS머트리얼즈는 '차세대 이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ltra Capacitor, 이하 UC)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대형 UC 제품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과 기술 경쟁력을 보유했다.
LS머트리얼즈는 UC 외에 알루미늄 소재·부품, LS알스코를 통한 수소연료전지 사업도 육성하며 핵심 사업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꾸준하게 실적을 늘리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 LS머트리얼즈는 코스닥 입성 첫날부터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LS전선의 자회사인 LS에코에너지는 지난 10일, 베트남 광산 업체 흥틴미네랄과 '희토류 산화물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희토류 산화물은 전기차, 풍력발전기, 로봇 등에 쓰이는 영구자석의 필수 원자재로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대규모 희토류 산화물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글로벌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기업, LS일렉트릭은 연초부터 미국과 영국에서 3건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공급 및 운영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9일에는 미국 법인인 LS에너지솔루션과 868억 원 규모의 B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전력공급시스템 기자재를 공급키로 한 상태다. 지난 24일에는 GE 베르노바와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글로벌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LS일렉트릭의 전기차 부품 자회사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중국에 이어 멕시코에 두 번째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LS이모빌티솔루션은 올해까지 두랑고에 연면적 3만5000㎡ 규모의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2024년부터 EV릴레이(Relay), BDU(Battery Disconnect Unit)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양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이번 멕시코 공장 준공을 통해 오는 2030년 EV 릴레이 900만 대, BDU 200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북미 시장서 연간 약 7000억 원 수준의 매출이 예상된다.
LS MnM이 지난해 11월 29일 새만금개발청, 전라북도 군산시,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이차전지용 고순도 금속화합물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한 모습. 왼쪽부터 강임준 군산시장, 김관영 전북지사, 구동휘 LS MnM 부사장, 도석구 LS MnM 부회장(대표이사),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정운천 국회의원, 조현찬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장. /LS |
◆LS 전 계열사, 배터리·전기차·반도체·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집중
비철금속소재기업 LS MnM은 지난해 3월 출자사인 토리컴에 황산니켈공장을 준공하며 EV배터리 소재 사업의 첫걸음을 디뎠다. 황산니켈은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울산시 온산제련소 인접 9만5000㎡ 부지를 활용해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사업인 EVBM온산에 6700억 원을, 11월에는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황산니켈 4만 톤 컴플렉스공장 건립을 위해 1조1600억 원을 각각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S MnM은 2단계의 투자를 통해 2029년에는 전기차 약 125만 대 규모에 해당하는 황산니켈 6만2000톤(니켈 메탈 기준)을 생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투자를 통해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과 함께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 체인'을 순수 국내 기술로 실현하고, LS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생태계 구축에 중추적 역할을 할 계획이다.
LS엠트론은 최근 2023 국제농업박람회에서 국내 최초 상용화된 자율작업 트랙터를 선보였다. LS엠트론의 자율작업 트랙터는 별도의 조작 없이 전후진과 회전, 작업기 연동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트랙터가 스스로 농사지을 수 있는 시대를 활짝 열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이를 통해 작업 시간은 17% 단축되고, 수확량은 8% 증가해 작업자의 편의성과 정밀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등 자율작업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 E1은 에너지 시장 변화에 따라 수소,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E1은 경기도 과천·고양, 서울 강서에 위치한 LPG 충전소 3곳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특히 과천 복합충전소는 전기차 충전 시설도 있어 LPG·수소·전기차 충전이 모두 가능하다.
또한 E1은 여수·인천·대산 기지 내에 작업자가 모바일 기기로도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작업별 안전 조치 사항 및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등의 정보도 편리하게 조회함으로써 다양한 안전 환경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안전 환경 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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