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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롯데 사장단 회의 전면에…존재감 키운 신유열
입력: 2024.01.21 00:03 / 수정: 2024.01.21 00:03

'롯데 3세' 신유열, VCM 공식 참석
환전 수수료 무료…토스 '파격 실험'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층 흉상 앞에서 진행된 신격호 창업주 4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층 흉상 앞에서 진행된 신격호 창업주 4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최지혜 기자]

◆ 신동빈·사장단 미래 전략 논의…'롯데 3세' 신유열, 그룹 내 존재감 키웠다

-이번엔 지난 한 주 재계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롯데그룹의 소식을 들어볼까요. 롯데그룹 사장단들이 연초부터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상반기 사장단 회의를 열었죠?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도 참석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롯데그룹은 지난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사장단 회의인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을 개최했습니다. 신동빈 회장과 사장단 80여 명이 모여 약 4시간 30분 동안 그룹 경영 계획, 중장기 전략 등을 논의했는데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회의 분위기는 다소 엄숙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동빈 회장은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았나요?

-신동빈 회장의 발언에서도 위기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우리도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으면 파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날 신 회장은 사장단에게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선 강력한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죠.

-그렇군요.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도 회의에 참석했다죠?

-'롯데가 3세'인 신유열 전무는 지난해부터 VCM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자격으로 자리에 공식 배석했는데요. 지난해 말 신설된 미래성장실은 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 등을 담당하는 조직입니다. 신 전무가 롯데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은 셈이죠.

-신유열 전무가 회의에서는 어떠한 모습을 보였나요?

-회의 과정에서 어떠한 움직임이 있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난해보다 역할이 커졌다는 점에서 더 적극적인 모습이었을 것으로 예상되죠. 특히 신유열 전무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직접 참가, 회사를 대표해 AI를 비롯한 글로벌 첨단 기술 동향을 면밀히 파악했는데요. 이와 관련한 의견을 사장단과 공유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더구나 이번 사장단 회의의 세부 주제 중 하나도 AI였는데요.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은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AI 활용'을 제시했습니다.

-역할이 커진 만큼, 신유열 전무의 경영 보폭은 앞으로 더 넓어지겠네요.

-네. 신유열 전무는 신동빈 회장의 출장에 동행하는 등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의 공식 일정을 함께했습니다. 올해는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서는 첫해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신 전무는 이번 회의 전에 주요 경영진 10여 명만 참석한 고(故) 신격호 창업주 4주기 추모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재계에서는 신 전무가 후계자로서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고, 핵심 과제인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위해 올해 공식적인 활동을 더욱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네요.

김승환 토스뱅크 프로덕트 오너가 18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토스뱅크 외환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김승환 토스뱅크 프로덕트 오너가 18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토스뱅크 외환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 평생 환전수수료 무료? 토스뱅크의 파격 실험 통할까

-마지막으로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외환서비스를 내놨다고 하던데요. 엔데믹과 함께 해외여행객이 늘고있는 만큼 자세한 내용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겠네요.

-네. 토스뱅크는 국내 금융사 최초로 외화를 살 때나 팔 때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환 서비스를 출시했는데요. 김승환 토스뱅크 프로덕트 오너는 18일 '토스뱅크 외환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들의 환전 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번 외환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누구나, 아무런 조건 없이 100% 우대환율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토스뱅크는 고객 차별적인 환전 수수료가 공급자 중심의 편향된 환전 시스템을 만들면서 고객들의 지속적인 불편을 낳았다고 판단했는데요.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는 환전의 복잡함과 불편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1개 계좌로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 17개 통화를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무료 환전이라니 파격적인 도전이네요.

-그렇죠. 사실상 시중은행이 선점해 오던 외환서비스 시장에 파격적 조건으로 도전장을 던진 셈인데요. 일각에서는 은행권에서 우대혜택 확대 등 혁신서비스 경쟁이 심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실제로 시중은행은 환전 수수료를 주요 비이자 수익으로 거둬왔는데요.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환전을 포함한 수수료 수익에서 비용을 제한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KB국민은행 8713억 원, 신한은행 6900억 원, 우리은행 6662억 원, 하나은행 5187억 원 규모에 달합니다.

토스뱅크는 시중은행의 환전 수수료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토스뱅크에 따르면 은행은 환전할 때 지난 13일 기준 1.5~13.1%, 공항에서는 이보다 높은 4.2~18.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장소, 거래실적 등 각 금융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우대 환율을 적용합니다.

-그렇군요. 토스뱅크의 평생 환전수수료 무료라는 파격 실험에 시중은행 반응은 어떤가요.

-시중은행에서도 평생 무료라는 문구가 고객들에게 파격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데요. 추후 시중은행들이 환전 수수료 무료 분위기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 우대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시중 은행들이 주로 사용하는 이벤트 소재로 대부분 80~90% 수준이었다"며 "토스뱅크가 내놓은 방안도 시중은행들과 큰 차이가 나진 않지만 평생 무료라고 문구가 고객들에게는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은행권이 어디선가 시작하면 결국은 따라가는 것처럼 결국 시중은행들도 토스뱅크를 따라 전체적으로 환전수수료를 안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도 무료 서비스 혜택의 역마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잖아요?

-네.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고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이는데요.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역마진' 우려에 대해 "시중은행이 외화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모델은 환전수수료만 있는 게 아니라 외화를 운용하고 조달하고 다른 은행에 제공하는 등 돈을 벌어들이는 방법이 많다"며 "토스뱅크도 B2B(기업 간 거래)나 여러 사업모델에서의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3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늦게 출범한 토스뱅크가 영토 확장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토스뱅크의 이번 무료화 선언으로 기존 시중은행들과 차별화한 혁신 서비스를 어떻게 선보일지에 대한 후발주자들의 고민도 커질 것 같습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도 환전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토스뱅크의 이번 행보가 시장의 새로운 파문을 일으킬지 주목됩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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