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바다부터 육상 이어지는 탈탄소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
한화오션 해상풍력발전설비 투자 '증액'
정기선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CES 2024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해상에서 육상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김태환 기자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HD현대와 한화오션이 계열사들을 기반으로 조선업종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의 신사업 개척 경쟁도 본격 돌입했다. HD현대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을 중심으로 탈탄소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하고, 한화오션은 친환경 연료기술 개발과 풍력발전 등의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4(CES 2024)'에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탈탄소 실현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을 소개했다.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은 수소와 전기 에너지를 바다에서 생산하고, 이를 육지까지 운송, 활용되는 흐름을 담았다. 특히 HD현대는 향후 건설기계 부문에 필요한 에너지 시스템을 수소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건설기계는 자동차보다 훨씬 크고 많은 파워를 요구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배터리로만 모든 에너지를 커버하기 어렵고, 대안으로 수소를 생각했다"면서 "수소를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미래 전력원으로 만들어야 하는 엔지니어들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수소 대전환'을 추진하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HD현대 전시 부스를 관람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HD현대와의 수소 밸류체인과 관련한 협업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화오션이 제시한 해양 에너지 사업 가치사슬 개념도. /한화오션 |
한화오션은 그룹 계열사와의 친환경 연료 추진체제 개발, 해상 풍력발전 관련 친환경 에너지 부문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최근 유상증자 신주발행가가 확정된 후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종합 해결책) 관련 투자를 20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늘렸다. 주가 하락으로 조달금액이 2조 원에서 1조4971억 원으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상풍력 투자는 늘린 셈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모나코 재생에너지 회사 에네티(Eneti)로부터 WTIV선 2척을 수주해, 올해와 내년에 각각 한 대씩 인도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한화오션은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로 암모니아와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운송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사업 확대는 주력 사업인 조선업종의 사이클 하락을 미리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조선업종의 슈퍼 사이클이 도래하며 2~3년치 일감을 수주했지만,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의 부문에서 중국 조선업계의 저가 공세에 밀려 수주량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해 수주하며 적은 양으로도 고수익을 얻고 있지만, 이조차도 기술력 격차가 좁혀지고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지속되면 다시 침체를 겪을 수도 있다"면서 "친환경 전환이 필수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사업을 다각화하고 새로운 시장에서의 수익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