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도시락·소용량 제품 등 가정식 품목 확대
"편의점 영향력 커진다…값싼 품목 더 찾을 것"
편의점 업계가 가정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상품군을 확대하고 할인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주요 편의점 간판 /더팩트 DB |
[더팩트|우지수 기자]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끼니를 집에서 해결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증가하는 '집콕 소비자' 공략에 소매를 걷었다. 기초 식재료부터 밀키트, 야식까지 다양한 집밥 품목을 선보이면서 변화하는 소비 유행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주요 외식 품목(김밥·자장면·냉면·김치찌개 등) 1년간 가격 상승률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2%)보다 높았다. 김밥 경우 지난 2022년 12월 3100원이었는데, 지난해 12월엔 3323원으로 7.2% 올랐다.
물가보다 외식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르자 외식을 줄이고 가정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농축수산물 신선식품 월평균 지출액은 전년(2022년)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지만, 외식 지출액은 2.1% 감소했다.
편의점 업계는 물가 안정을 원하는 고객 수요에 발 맞춰 집밥 관련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CU는 다양한 식재료를 선보였다. 지난 11일부터 '1인용 미국산 부챗살 큐브 스테이크'와 '척아이롤 큐브 스테이크' 2종을 출시했다. 쌀, 채소, 생선, 과일, 신선육 등 식재료 구색도 강화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호주산 소고기 제품은 한 달만에 2만 개 이상 팔렸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식재료 품목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2%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집에서 설 명절을 보내는 소비자를 겨냥한 도시락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새로 선보이는 '청룡해만찬도시락', '청룡해모둠전&김치제육', '제일맛집사골떡만둣국' 등 제품 3종에 대해 카카오페이 결제시 20% 현장 할인도 제공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 지난해 추석 명절 도시락 매출액은 전년 추석 연휴 대비 약 20% 증가했다. 높은 외식 물가에 나홀로 집에서 명절 연휴를 보내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가정에서 간단하게 소비할 있는 소용량 상품도 눈에 띈다. GS25는 지난해 7월 광어·연어회 1인분 제품을 출시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6월부터 1인분 양으로 구성된 소용량 밀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아시안컵을 응원 고객을 겨냥해 치킨·맥주 할인 행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한 이마트24 매장에서 고객이 수입 맥주를 구매하고 있다. /이마트24 |
◆ 아시안컵 야식도 편의점에서…소비자 접촉 늘린다
편의점 업계는 집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소비자도 챙겼다. 이달 축구 대회 아시안컵(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본격 시작하면서 다앙한 할인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24는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 당일(20·25일)과 16강 경기날(31일)에 500ml 캔맥주를 4캔 9800원에 할인 판매한다. 오는 31일까지 맥주와 함께 즐기기 좋은 △바프 알래스카피쉬스낵 △친친소시지 △마늘불막창·순대곱창볶음 등 안주 24종에 1+1 행사를 적용한다.
세븐일레븐도 한국 대표팀 경기날에 치킨 '후라이드 한 마리'를 30% 할인한다. 맥주 품목 경우 이달 말일까지 인기 수입맥주 번들 상품을 최대 30% 싸게 판매한다.
GS25는 대한민국 축구 경기날 PB치킨 '쏜살치킨'을 최대 34% 할인해 판매한다. GS25에 따르면 카타르전이 펼쳐진 지난 15일 치킨 매출액이 전주 대비 410.4% 늘었고, 지난달과 비교하면 259.6% 상승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외식 물가가 많이 올랐다. 특히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자들이 편의점 치킨을 많이 찾는다"며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면서 치킨과 맥주을 곁들이는 소비자가 많다 보니, 이번 아시안컵 기간에 업계 전반으로 치킨, 맥주 매출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편의점의 소비자 물가 친화 전략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편의점이 가장 접근성 좋은 채널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많이 찾다 보니 업체들도 상품군 다양화에 나선 것"이라며 "경기 불황이 길어질 전망이니 값싼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 것이다. 편의점 업계의 품목 확대 고민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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