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LCK 스프링' 개막일에 젠지와 대결을 펼칠 T1 '페이커' 이상혁(왼쪽)과 1주 차에서 친정집 디플러스 기아를 상대하는 KT 롤스터 '데프트' 김혁규 /LCK

[더팩트 | 최승진 기자] '2024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2024 LCK 스프링)' 스플릿이 오는 17일 오후 5시 DRX와 농심 레드포스 대결로 막을 올린다. '2022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2022 롤드컵)'에서 우승했지만 지난해 부진에 빠졌던 DRX는 베테랑 '라스칼' 김광희가 중심이 된 가운데 신인들로 라인업을 꾸리면서 새 도전에 나선다. 2023년 LCK 챌린저스 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을 대거 콜업한 농심 레드포스는 라인업 변화를 최소화함으로써 2024 시즌을 통해 경험을 축적시키는 것은 물론, 다크호스 역할을 해보겠다는 각오로 임한다.

개막일 2경기는 빅 매치가 팬들을 찾아간다. '2022 LCK 스프링'부터 '2023 LCK 서머'까지 네 스플릿 연속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젠지와 T1이 대결하는 것이다. 결승전만 놓고 보면 젠지가 2022 서머부터 최근 결승전까지 모두 승리하면서 LCK 역사상 네 번째 '쓰리핏(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고 T1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T1은 '2023 롤드컵'에서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모두 꺾으면서 정상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T1은 15경기(세트 기준)를 소화했고 13승2패, 승률 87%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T1이 롤드컵에서 당한 2패 가운데 젠지와의 대결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젠지는 지난해 10월 20일 열린 스위스 스테이지 경기에서 T1을 꺾음으로써 천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젠지에게 한 번 패하긴 했지만 롤드컵을 제패한 T1은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한 선수들과 모두 계약을 체결하면서 우승 당시 멤버를 그대로 유지했고, T1 리그오브레전드팀 DNA를 형성시킨 원년 멤버 김정균 감독을 영입하면서 또 한 번 도약을 노리고 있다. 롤드컵 우승 멤버에다 김정균 감독까지 합류한 T1은 지난 10일 열린 '2024 LCK 스프링'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9개 팀 만장일치을 얻어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꼽혔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2024 LCK 스프링'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린 가운데 각 팀 감독과 선수가 우승 후보 팀을 지목하고 있다. /종로=최승진 기자

젠지는 사령탑과 코칭스태프, 주전 3명을 모두 교체하면서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 인빅터스 게이밍을 이끌면서 2018년 롤드컵에서 우승한 김정수 감독을 영입했고 2014년 롤드컵 결승전 MVP 출신인 '마타' 조세형을 코치로 합류시켰다.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 원거리 딜러 '페이즈' 김수환 등 기존 선수들에다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 등 베테랑들을 영입함으로써 LCK 사상 유례가 없었던 4연속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미디어데이에서 김정수 감독은 "선수단이 대거 교체되면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며 "T1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2023년 '데프트' 김혁규는 디플러스 기아 유니폼을, '에이밍' 김하람은 KT 롤스터의 유니폼을 입고 롤드컵에 진출했다. 김혁규는 16강, 김하람은 8강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두 선수는 2024년 정반대 팀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에 나선다. KT 롤스터는 2022년 롤드컵 때 DRX에서 뛰었던 선수들로 리빌딩했다. 원거리 딜러 김혁규와 호흡을 맞출 서포터로 '베릴' 조건희를 영입했고 2023년 북미 LCS에서 뛰었던 '표식' 홍창현을 정글러로 영입했다.

김혁규가 빠져나가자 디플러스 기아는 원거리 딜러 자리에 '에이밍' 김하람을 영입했다. 아프리카 프릭스에서 데뷔한 김하람은 KT 롤스터 유니폼을 가장 오래 입었지만 2024년 디플러스 기아에서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다. '쇼메이커' 허수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 디플러스 기아는 챌린저스 리그 최고 정글러라고 평가받은 '루시드' 최용혁을 콜업하면서 라인업을 맞췄다.

김혁규와 김하람의 역대 LCK 통산 상대 전적은 20대 22로 김하람이 조금 앞선다. 유니폼을 주고받은 것과 같은 상황이 연출된 시점에서 누가 기분 좋게 스프링 스타트를 끊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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