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후보추천위, 신뢰성·관치 논란 '공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경찰이 '이사회 논란' 수사를 본격화하자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경찰이 '이사회 논란' 수사를 본격화하자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회장 선임 절차의 신뢰성과 관치 논란이 공존한 상황에서,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후추위는 지난 12일 "해외 이사회 중에 비용이 과다하게 사용됐다는 최근 문제 제기와 관련해 심심한 유감을 표명하며, 앞으로 더욱 신중할 것을 다짐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중요한 시기에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는 없는지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임종백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최정우 회장과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등을 업무상 배임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최 회장과 박 위원장 등이 캐나다에서 포스코 임원으로서 적당한 장소·기간에 이사회를 열어 회의비 등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데도, 이사회를 빙자해 골프 및 관광 등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총 6억8000만 원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임 위원장은 현직 교수로 있는 사외이사들이 현지법인 포스칸(POSCAN, POSCO-Canada) 등에서 총 100만 원 넘는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위원장 등 사외이사들이 논란 이후 240만 원씩 반환했는데, 이는 오히려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한 자백이라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3일 임 위원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상태다. 후추위는 논란이 커지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이득을 보려는 시도는 없는지 경계할 필요가 있다"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시민단체는 지난해 12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과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등을 업무상 배임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포스코그룹 |
고발당해 피의자 신분이 된 박 위원장은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끌고 나갈 새 회장을 선출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후추위 위원들과 함께 더욱 자중하며 낮은 자세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수사 본격화로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에 외부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현재 유력한 외부 후보로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언급된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이 비공식적으로 최 회장의 3연임에 제동을 건 상황이 맞물리면서 '관치'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언론 인터뷰 형식으로 회장 선임 절차에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뒤, 후추위가 최 회장을 내부 후보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우선 후추위가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낸 만큼 계획했던 절차를 이행할 전망이다. 후추위는 지난 10일 내부 롱리스트 후보자 7명을 확정했으며, 오는 16일 외부에 의뢰한 외부 후보자 15명의 평판 조회 결과를 받은 뒤, 17일 내·외부 롱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향후 경찰 수사의 방향과 속도, 결과가 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롱리스트를 외부 자문을 받아 숏리스트로 압축하고 다시 파이널 리스트로 좁혀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다음 달 이사회와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기까지 물리적으로 수사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한편 2019년에도 중국에서 호화 이사회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경찰은 해당 의혹 수사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별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캐나다 사건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자료 검토를 거쳐 (피의자) 소환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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