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CPI,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
미 노동부는 10일(현지 시간)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4% 올랐다고 발표했다. /AP.뉴시스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전월 상승률(3.1%)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시장 전망치보다도 0.2%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2%)를 웃도는 결과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0.2%)를 역시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3.9% 올라 전문가 예상치(3.8%)를 넘어섰다. 근원 CPI가 3%대로 내려온 적은 지난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전기와 휘발유 모두 상승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오른 것이 CPI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주요 요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CPI 상승률은 2022년 6월 정점(전년 대비 9.1%)을 찍었다. 지난해 6월 3.0%까지 떨어졌다가 7월(3.2%)과 8·9월(각 3.7%)에 다시 뛰었고, 10·11월에는 재차 상승 폭을 줄였다.
둔화하던 물가상승률이 12월 다시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미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의 전제 조건인 CPI 2%대 진입까지 괴리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달 30~31일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P.뉴시스 |
이에 따라 시장이 기대했던 3월 금리인하 카드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연직인 뉴욕 총재 존 윌리엄스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목표 2%로 떨어질 때까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랜들 크로즈너 전 연준 이사도 한 연설에서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작지만 그렇다고 해서 3월에 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시장이 너무 나갔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미국 기준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 상품 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올해 3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확률은 75%를 넘었지만, 현재는 60%대로 내려왔다. 연준의 관망세가 길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는 30~31일 열리는 올해 첫 FOMC 정례회의에서 4연속 기준금리 동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기준금리를 올린 효과가 나타나는 시차를 감안해 인플레이션 변화를 지켜볼 것이란 전망이다.
WSJ는 "이번 수치가 오는 31일 열리는 연준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려는 계획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월별 인플레이션 수치가 완만하게 유지된 이후에야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