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미래 먹거리 발굴 위해 현장 행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4'에 유통·식품업계 오너 일가들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상무),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부사장,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 /각 사 |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유통·식품 업계를 이끌고 있는 오너 일가들이 연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목적지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4' 행사장이다. 이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급변하는 기술과 시장 환경을 분석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향후 회사 경영 전략을 세우는데 있어 가늠자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오는 12일까지(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핵심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이는 국내 유통·식품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이다. 특히 CES 기간 푸드테크 등 기술 전시와 함께 월마트와 로레알 등 유통·뷰티기업 CEO들의 기조연설도 있었던 만큼, 국내 관련 CEO들의 이목을 끌었다.
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상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부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이효율 풀무원 총괄대표 등이 CES 2024에 참석했다.
먼저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는 이번 행사 참석을 위해 지난 7일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전 상무가 CES 2024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간 것이 맞다"며 "두루 견문을 넓히기 위해 자유롭게 현장을 다닐 예정이다"고 전했다. 전 상무는 헬스케어와 푸드테크 관련 전시관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진다.
전 상무는 지난해 9월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 선포식에서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와 문화예술 기반 '이터테인먼트' 등 두 축을 중심으로 회사를 성장시켜나가겠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자세히 보면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 개발 △식물성 단백질 △즐거운 식문화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글로벌 커머스 구축 △탄소 저감 사업 역량 집중 등이다.
김동선 부사장도 행사장을 찾았다. 김 부사장은 현재 한화로보틱스(전략담당임원)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전략부문장)와 한화갤러리아(전략본부장)에서 신사업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미국 3대 버거'(파이브가이즈·쉐이크쉑·인앤아웃버거) 가운데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선보였다. 현재 2호점까지 출점한 상태로, 두드러진 성과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3·4호점도 오픈 예정이다.
그는 식·음료뿐만 아니라, 로봇 기술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해 10월 한화로보틱스 공식 출범을 알리면서 자체 보유한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협동로봇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사명감을 갖고 푸드테크,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서겠다"며 "3D 산업과 같이 위험성이 크고 인력난이 심한 분야의 로봇 대체도 추진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CES 2024'에 참석해 전 세계 푸드테크와 헬스케어 등 기술 동향을 파악했다. 우측 상단은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이중삼 기자·아워홈 |
◆ 미래 성장 동력 찾아라…"신사업 발굴 좋은 기회"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도 현장을 찾았다. 그는 그룹 내에서 신성장 동력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신 전무는 CES에서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정보통신 부스에서 메타버스를 체험한데 이어 △SK △LG △파나소닉 등 기업 부스를 찾아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필요한 기술 동향을 파악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달라"며 "AI 트랜스포메이션을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워홈을 이끌고 있는 구지은 부회장도 CES에 참석했다. 전 세계 푸드테크와 헬스케어 등 기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구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아워홈은 일반적인 식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넘어 IT와 푸드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식음업계의 테슬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워홈에 따르면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과 푸드테크, AI 등 최첨단 기술 도입'에 방점을 찍은 만큼, 이번 CES 2024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이번 CES 참관으로 미래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율 풀무원 총괄대표도 현장을 찾아 푸드테크 등 미래 신기술 트렌드를 직접 살폈다. 풀무원 관계자는 "이 총괄대표는 CES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CES에서 로봇 조리 자판기 '출출박스 로봇셰프'를 선보였다. 풀무원은 미국 스마트 자판기 스타트업 '요카이 익스프레스'와 협업해 이번 CES에 참가했다. 요카이 익스프레스 홍보관에 출출박스 로봇셰프 기기를 전시하고, 현장을 찾은 소비자와 바이어에게 로봇으로 조리한 한식 메뉴 3종(육개장국수·떡국·식물성불고기덮밥)을 제공했다. 풀무원의 출출박스 로봇셰프는 국내 최초 로봇 조리 자판기다. 냉동 제품을 주문 즉시 조리해 약 90초 만에 완성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CES는 신성장 동력 발굴을 하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며 "각종 최첨단 기술이 밀집된 행사인 만큼, CEO들이 직접 현장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