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CES 2024' 활동의 포문을 연다. /더팩트 DB, LG전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예년과 같이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최신 기술 트렌드를 살필 예정이다. 특히 올해 신사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기업인들은 미래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CES' 광폭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 경영진 다수가 오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 참석해 주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선봉장은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으로, 행사 개막 직전 열리는 프레스 콘퍼런스 무대에 오를 준비에 한창이다. 발표의 핵심 주제는 인공지능(AI)이다. 한종희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들은 'CES 2024'에서 '모두를 위한 AI'를 슬로건으로 삼아 AI 기술이 내재된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적극 소개할 방침이다.

LG그룹 경영진 다수도 직접 'CES 2024' 현장을 챙긴다.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 류재철 H&A사업본부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 등 LG전자 경영진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 등 계열사 CEO들이 'CES 2024'에 참석할 전망이다. 조주완 사장의 경우 프레스 콘퍼런스 'LG 월드 프리미어' 대표 연사로 나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LG의 새로운 '고객 경험'을 소개하는 등 한종희 부회장과 함께 'CES 2024' 활동의 포문을 연다.

SK그룹 경영진은 'CES'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E&S, SK에코플랜트, SKC 등 7개 계열사 공동 전시관을 운영할 예정으로, 각 계열사 경영진이 총출동해 성공적인 전시를 위해 힘을 보탠다. 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직접 방문해 신기술 점검에 나선다. 목표는 기후 위기가 사라진 넷제로(탄소중립)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 탄소 감축을 위한 SK그룹의 노력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앞서 SK그룹은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2억톤)를 줄이겠다고 공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초 열린 'CES 2023'에 참석해 야외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CES 2024'에도 참석한다. /SK그룹

현대차그룹 경영진의 행보도 주목된다.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총수와 주요 계열사 CEO들이 2년 만에 'CES' 현장을 찾아 주요 사업을 홍보한다. 현대차그룹은 축구장 1개 크기(6437㎡)에 맞먹는 전시관을 마련한 데 이어 역대 최대인 임직원 1000명을 'CES 2024' 참관단으로 꾸렸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CES 2024'와 관련해 "AI나 로보틱스, 의료 등 여러 가지를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을 비롯한 두산그룹 주요 경영진이 'CES' 현장을 누빈다. 박정원 회장의 'CES' 방문은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으로, 무탄소 토털 에너지 솔루션과 AI 기술 등을 소개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LS그룹은 'CES 2024' 전시관을 운영하진 않지만, 구자은 회장과 계열사 경영진, 지난해 우수한 사업 성과를 거둔 임직원들이 함께 현장을 찾아 최신 기술 트렌드를 살핀다.

이번 'CES 2024'에서는 최근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오너가 젊은 기업인들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라스베이거스를 찾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도 방문해 로보틱스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 3세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국내 기업인 가운데 유일하게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 육상 인프라 미래 비전을 발표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전시 규모를 키우고, 참가 인원을 확대하는 등 'CES 2024'에 공을 들이는 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기업들은 신년사 등을 통해 올해 경영 목표로 일제히 '신사업 성장'을 제시했다. 다수의 오너가 젊은 기업인이 이번 'CES' 현장을 방문하는 것도 이들이 그룹 내에서 주로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한 기업 관계자는 "미래 기술을 다루는 'CES'는 기업인에겐 신사업 전략 구상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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