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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떠난 오뚜기 장녀 함연지…'경영 참여' 본격화되나 [TF초점]
입력: 2023.12.27 00:00 / 수정: 2023.12.27 09:29

함연지 씨 "미국 시장, 한국 음식 알리는 방법 고민 중"
업계 "경영 참여 배제할 수 없어"


함영준 오뚜기 회장 장녀인 함연지 씨가 지난 22일 돌연 유튜브 활동을 중단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참여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함연지 씨 인스타그램 캡처
함영준 오뚜기 회장 장녀인 함연지 씨가 지난 22일 돌연 유튜브 활동을 중단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참여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함연지 씨 인스타그램 캡처

[더팩트|이중삼 기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이자 뮤지컬 배우 함연지 씨가 돌연 유튜버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경영 참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 시장에 한국 음식을 알리기 위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해외 사업 공략에 역할이 부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아버지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도 최근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일각의 전문가들은 경영 수업을 위한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2일 함연지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햄연지'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함연지 씨는 "저는 미국 시장에 한국 음식을 어떻게 하면 잘 알릴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며 "앞으로 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992년생인 함연지 씨는 함영준 회장의 장녀다. 대원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뉴욕대학교 티쉬예술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현재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함 씨의 오뚜기 지분율은 1.07%다. 그의 남편인 김재우 씨는 지난 2018년 오뚜기에 입사한 뒤 현재 휴직하고 미국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보유하고 있는 오뚜기 지분율은 0.02%다.

함 씨의 발언을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경영 참여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27일 <더팩트> 취재진과 통화에서 "몇 년 간 운영해온 유튜브를 접은 점과 한국 음식을 미국에 알리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함 씨의 경영 참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함 씨의 시아버지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이 지난달 28일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신규 영입된 만큼, 함 씨 역시 경영 참여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함 씨가 돌연 유튜브를 중단한 이유가 본격 경영 참여에 들어가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까지는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았다면 이제는 경영에 참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스스로도 (유튜브 채널을 그만두고 경영 참여)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함 회장을 포함한 가족 간 의사결정을 통해 유튜브 중단을 선언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파했다. 남편과 시아버지도 회사 일원인 만큼, 함 씨의 경영 참여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덧붙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유튜브 채널 운영 중단은 3세 경영인으로 나아가기 위한 신호로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며 "정황상 회사에 입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함 씨의 유튜브 활동·중단 내용은 개인적인 일이다"며 "내부에서 경영 참여 관련 얘기가 나온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28일 오뚜기는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부사장은 함연지 씨의 시아버지다. 사진 우측 상단은 김경호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 /더팩트 DB·오뚜기
지난달 28일 오뚜기는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부사장은 함연지 씨의 시아버지다. 사진 우측 상단은 김경호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 /더팩트 DB·오뚜기

◆ 시아버지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 오뚜기 영입…약점 보완

함 씨의 경영 참여 여부와 별개로 오뚜기가 김 부사장을 신규 선임하고, 해외 사업 공략에 나선 이유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경쟁사인 농심과 삼양식품의 경우 해외사업 매출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오뚜기는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오뚜기 연결 기준 매출은 9087억 원으로 해외매출은 876억 원(9.6%)에 그친다.

반면 삼양식품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해외매출은 239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8.3% 급증했다. 농심은 이르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농심은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뒀다. 그 중에서도 미국법인이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77억 원을 기록했다.

김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에 선임한 이유에 대해 오뚜기는 "전문적인 분석과 전략 수립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김 부사장이 오뚜기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사업 전략을 추진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 김 부사장은 지난 2009년 LG전자에 입사해 CIO 정보전략팀장(전무), BS유럽사업담당(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김 부사장은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와 체계적인 사업 인프라 구축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라면업계를 비롯해 식품업계 전반에서 해외사업 진출은 필수다"며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다"며 "오뚜기가 해외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기 위해서 역량이 증명된 김경호 부사장을 선임한 것 같다"고 말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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