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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老)형제 동변상련…조현문 이어 조현식 등 '부친에 반기'
입력: 2023.12.23 00:00 / 수정: 2023.12.23 00:00

한국타이어家 경영권 분쟁 재발

효성그룹 3세들은 10년 전 형제의 난 여파로 지금까지 재판을 받고 있고, 범효성가로 분류되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더팩트 DB, 조현식
효성그룹 3세들은 10년 전 '형제의 난' 여파로 지금까지 재판을 받고 있고, 범효성가로 분류되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더팩트 DB, 조현식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조현범 회장의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도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자신이 평생 일군 회사를 지킬수 있었지만 기업을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기려고 시도했던 자녀들에게 다시 한번 상처를 입게 됐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손 잡았던 MBK파트너스는 22일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마감 이후 입장문을 통해 "유의미한 청약이 들어왔으나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실패를 인정했다. 공개매수 종료일은 오는 25일까지지만, 23일부터 사흘간 휴일이기 때문에 이날로 접수가 끝났다. 공개매수 최종 결과는 오는 27일 오전 공시될 예정이다.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인물은 그의 부친이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공개매수 이후 공격적인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4.41%를 확보했다. 조현범 회장 본인 42.03%와 합치면 46.44%에 달한다. 또 조현범 회장의 사촌이 이끄는 효성첨단소재는 지분 0.75%를 사들이면서 조 회장에게 힘을 보탰다.

조현범 회장의 반대 측인 조현식 고문과 (18.93%)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1%), 차녀 조희원 씨(10.61%)의 지분은 총 30.35%다. 이들과 손잡은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마지막날까지 20.35∼27.32%를 주당 2만4000원에 공개매수할 계획이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효성그룹이 조현범 회장의 백기사로 나선 배경에는 효성 창업주 고(故) 조홍제 명예회장이 일군 회사가 사모펀드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보여진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자식들의 경영권 다툼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만큼 동생 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형제의 난'이 조속히 마무리 되길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효성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사들여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효성은 비즈니스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효성 관계자는 "한국앤컴퍼니는 효성첨단소재가 생산하는 타이어코드의 국내 최대 고객사다"며 "협력 강화와 비즈니스 안정화를 위해 지분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조현문 전 부사장, 아버지에게 경영 능력 인정받지 못했다고 생각해"

익히 알려진 대로 효성그룹 3세들은 10년 전 '형제의 난' 여파로 지금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범효성가 3세들은 부친 세대와는 다른 모습이다. 2세들은 창업주의 승계 결정을 따르면서 잡음 없이 분사했고,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반면 3세들은 부친의 승계 결정을 거스르며 분쟁을 촉발시키는 등 대조적인 모습이다.

효성그룹의 창업주 조홍제 명예회장은 지난 1980년 계열분리를 거쳐 장남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에게 효성을, 차남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에게는 한국타이어를, 삼남 조욱래 DSDL 회장에게는 대전피혁을 물려줬다. 효성은 현재 섬유, 첨단소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정보통신 등 다양한 사업분야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글로벌 타이어 업체 순위에서 6위(2020년 매출기준)에 이름을 올렸다. 피혁 회사로 시작한 DSDL은 호텔과 식음료, 개발·투자사업, 임대업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회사를 키워왔지만, 3세부터 형제들 간 다툼이 시작됐다. 2014년 불거진 효성그룹의 형제의 난은 전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직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조현준 회장도 동생을 '강요미수' 혐의로 고발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부친과 형을 상대로 검찰에 비리를 고발하겠다며 자신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 배포와 비상장주식 고가 매입을 요구하다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이다.

이 일로 조현준 회장은 2019년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고 다음해 2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형을 고발하고 회사를 떠난 조현문 전 부사장은 2016년 해외 출국으로 기소중지 됐다가 2021년 말 조 전 부사장의 소재가 알려지면서 검찰 수사가 재개됐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불구속기소됐으며 지금도 재판을 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조현문 전 부사장이 아버지에게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생각해 부친과 형에게 반기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지우지 못할 상처를 받았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은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게 지주사 지분 전량인 23.59%를 넘기면서 촉발됐다. /더팩트 DB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은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게 지주사 지분 전량인 23.59%를 넘기면서 촉발됐다. /더팩트 DB

◆ 조양래 명예회장, 회사 지켰지만 깊은 상처 남아

조카들의 다툼을 지켜본 조양래 명예회장도 자녀들의 경영권 분쟁을 막지 못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은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게 지주사 지분 전량인 23.59%를 넘기면서 촉발됐다. 조양래 명예회장이 조현범 회장을 후계자로 결정하자 조현식 고문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반발에 나섰다. 조희경 이사장은 부친의 건강상태에 문제가 있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고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하는 제도다. 당시 조현식 고문도 조희경 이사장과 함께 참여했다.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 심판 청구로 2021년 4월 서울가정법원에 출석한 조양래 명예회장은 수행원의 부축 없이 스스로 걸으며 건강에 문제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장녀의 행보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는 당시 입장문에서 "조현범 회장을 전부터 최대주주로 생각했다"면서 "딸의 이러한 행동이 당황스럽고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 했다.

조현식 고문은 부친의 성년후견 심판 청구 이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고문직을 맡으면서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으며, 출근도 하지 않았다. 최근 조현식 고문은 자신이 설립한 엠더블유앤컴퍼니를 통해 처남의 요식업체를 인수하는 등 투자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식 고문이 독자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에 완전히 손을 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MBK파트너스와 함께 조용하게 반격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에서는 조현식 고문의 경영권 확보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조현범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42.03%)이 조현식 고문(18.93%)과 조희원 씨(10.61%), 조희경 이사장(0.81%) 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시장에 풀린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27%가량인데 조현식 고문 측이 공개매수를 통해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고 결국 현실이 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현범 회장의 경영권이 안정화되고 있다. 이번 한국앤컴퍼니 인사를 보면 조현범 회장 체제가 강화됐음을 엿볼 수 있다"며 "반대로 조현식 고문은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경영권이 탄탄하게 구축되면 외부에서 흔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효성그룹이 조현범 회장 편에 선 것도 창업주가 세운 회사가 사모펀드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현식 고문의 경영권 도전으로 조양래 명예회장은 또다시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자신이 평생 일군 회사가 사모펀드로 넘어갈 위기에 놓이게 됐고, 무엇보다 자신의 자녀들이 이를 공모했다는 게 조양래 명예회장에게는 뼈 아픈 대목이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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