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전환 후 첫 선거
9명 후보 등록…21일 19대 중앙회장 결정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직선제 선거를 도입한 가운데 (왼쪽부터) 김인 중앙회 부회장, 김현수 중앙회 이사, 김경태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새마을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더팩트│황원영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1963년 창립 이후 60년 만에 직선제로 중앙회장을 선출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임직원 비리,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등 각종 악재가 겹친 만큼 첫 직선제에서 뽑힐 차기 중앙회장에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인 중앙회 부회장, 김현수 전 중앙회 이사, 김경태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19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19대 중앙회장 선거에는 총 9명의 후보가 등록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금품수수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박차훈 전 회장이 지난 10월 사임함에 따라 이뤄졌다.
새마을금고는 자산규모 283조 원, 조합원 866만명에 이르는 국내 대표 서민금융기관이다. 창립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직선제 선거인 만큼 의미와 기대감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그간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의원 350명이 참여하는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해 왔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법 개정에 따라 이번 선거부터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 1291명 전원이 투표권을 갖는다.
특히, 올 들어 발생한 임직원 비리 등으로 전 회장과 고위급 인사가 모두 기소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청렴성과 전문경영성을 지닌 인물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
현재 회장 후보는 △중앙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인 중앙회 부회장(남대문충무로새마을금고 이사장) △김현수 전 중앙회 이사(대구더조은금고 이사장) △중앙회장에 세 번째 도전하는 이순수 전 안양남부새마을금고 이사장 △최천만 부평새마을금고 이사장 △송호선 MG신용정보 대표 △우기만 남원새마을금고 이사장 △이현희 북경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용화식 송정군자새마을금고 이사장 △김경태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9인이다.
과거 선거와 달리 유권자가 3배 이상 늘어난 만큼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후보자들도 치열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번 선거부터 출마자들은 기탁금 5000만 원을 내야 하는데 15% 이상 득표해야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득표율이 10% 미만이면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어 선거에 전력을 쏟는 상황이다.
이들 후보는 한목소리로 중앙회 개혁을 외치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올해 부동산PF 부실에 따른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 고위 간부들의 검찰 기소 등 악재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임 회장에게 경영 능력, 청렴성 등이 요구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선거는 21일 오후 2시 충남 천안시 MG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서 이뤄진다. 사진은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보궐선거 입후보자들.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우기만·이현희·이순수·용화식·송호선·최천만. /새마을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우선 유력후보로 김인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김인 후보는 박 전 회장의 직무가 정지된 지난 8월부터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그는 경복고, 서울대 사범대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부터 현재까지 남대문새마을금고를 이끌고 있다.
다만, 전 중앙회장의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회장은 중앙회 임원과 자산운용사 대표 등으로부터 2억6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로 검찰에 기소됐다. 박 전 회장의 측근 2명도 뒷돈을 받고 새마을금고 펀드 출자금을 특정 회사에 유치한 혐의로 최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박 전 회장과 인연이 있는 김인 후보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현수 후보와 최천만 후보 등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김현수 후보는 중앙회 이사 및 새마을금고 계열사 대표로서 전문성을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금고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새마을금고 자산관리회사 설립 △중앙회 감독권 개선 차원에서는 중앙회 검사권의 분리·독립 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유권자인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투심을 얻을 수 있는지는 물음표로 남는다.
최천만 후보는 인천 부평구 구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1999년부터 2018년까지 부평새마을금고를 이끌었고 박 전 회장 재임 기간에는 새마을금고 복지회 대표를 맡았다. 지난 2월 부평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복직했다.
우기만 후보와 이현희 후보 등은 영호남 개혁 연대를 내걸었다. 이순수 후보는 △회장 연봉 1원 △금고별 PF 대출 부실채권 전액 매입 등의 공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만, 현직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아닌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경기 용인 김경태 후보는 만 52세로 후보 중 최연소다. 2017년 우리용인새마을금고가 설립될 때부터 이사장을 역임했고, 안정적인 건정성 관리와 유동성 관리로 올해 경영우수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경영평가 최우수 금고의 달성 △청와대 행정관과 국회의장 비서관 △용인시의원 등의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위기 속 치르는 선거인 만큼 그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무너진 신뢰를 바로 잡고, 조직 개혁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후보가 선택돼야 한다는 평가다. 아울러 정부의 새마을금고 혁신안의 원활한 조율과 이행을 이끌어 갈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운동 기간은 지난 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13일간이다. 21일 오후 2시 충남 천안시 MG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서 투·개표가 이뤄져 향후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이끌어 갈 차기 수장이 결정된다. 새 중앙회장은 2026년 3월까지 전임 회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