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지주사 주식 매수…사재 622억 투입해 차남 지원
조현준, 효성첨단소재 통해 한국앤컴퍼니 지분 0.15% 취득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현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왼쪽 상단 차례로) 조양래 명예회장, 조현식 고문, 조현범 회장. /더팩트 DB·한국타이어 제공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고 있다.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던 조양래 명예회장은 지주사 지분 0.32%를 추가로 취득하면서, 조 회장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었다. 여기에 조 회장의 사촌인 효성가도 참전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15일 그룹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식 30만 주(지분율 0.32%)를 주당 1만7398원에 취득했다. 매수금액은 52억1940만 원이다.
앞서 지난 7~14일 조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지분율 2.72%)를 평균단가 2만2056원에 장내매수(매수금액 569억8648만 원)했다. 지금까지 조 명예회장이 차남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투입한 사재는 622억 원에 달한다(총 지분율 3.04%).
조 회장의 사촌 형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조 회장의 백기사로 등판, 효성첨단소재를 통해 이날 한국앤컴퍼니 주식 14만6450주(0.15%)를 취득했다.
이로써 조 회장과 특별관계자들의 지분율은 46.08%에 달하게 됐다. 여기에 hy(옛 한국야쿠르트) 등이 보유한 우호 지분과 자사주(0.23%)까지 더하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예측이다.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손잡은 MBK파트너스 측은 18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2만 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렸다. 또한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지분 0.81%)이 우군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조 명예회장과 효성 오너가가 조 회장의 백기사로 등판하면서, MBK파트너스 측이 경영권을 가져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 측이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선 이번 공개매수에서 최소 지분 19~20%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조 회장은 우호지분을 배제하더라도 4% 안팎의 지분만 더 모으면 과반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
한편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이번 경영권 분쟁에 금융당국과 재판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BK파트너스 측은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이 '공개매수 방해'라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으며, 내년 초에는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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