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2.72% 확보하며 차남 지원사격
조현범 "경영권 방어 준비 끝났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왼쪽)이 최근 그룹 지주사 지분 2.72%를 약 570억 원의 사재를 투입해 확보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가운데)이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경영권 탈환을 준비하는 가운데 경영권을 물려준 조현범 회장(오른쪽)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이 그룹 지주사 지분을 수백억 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경영권 탈환을 준비하는 가운데 경영권을 물려준 조현범 회장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그룹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지분율 2.72%)를 평균단가 2만2056원에 장내매수했다.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아버지가 사재 570억 원가량을 투입한 셈이다.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사들인 것은 지난 2020년 6월 자신의 지분 전량을 조 회장에게 넘긴 이후 처음이다. 조 명예회장은 이번 주식 매수와 함께 조 회장의 특별관계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지주사 지분 42.03%를 갖고 있던 조 회장과 특별관계자의 지분율 합은 45.61%로 올라가 경영권을 공고히 했다.
조 회장의 우호 지분까지 고려하면 형과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공격에 대한 방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 /박헌우 기자 |
조 회장은 이날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공판을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계약 구조상 잃을 게 하나도 없는 명성 있는 사모펀드(MBK파트너스)의 무리한 (지분 인수) 시도로 개인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며 "경영권 방어 준비는 끝난 상황이고,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경영권 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조현식 고문(지분율 18.93%),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10.61%)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오는 24일까지 주당 2만 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최소 20.35% 이상 공개매수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 측 지분은 50% 이상으로 늘어나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2만 원을 넘어선 상황(14일 종가 기준 2만1150원)에서 공개매수에 실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