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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40대 AI 전문가' 정신아 단독대표로…인적 쇄신·기술기업 전환 '속도'
입력: 2023.12.14 00:00 / 수정: 2023.12.14 00:00

카카오벤처스 대표 단독대표 내정…김범수 창업자 간담회 후 이틀 만
정 내정자, 취임 전 쇄신TF장 맡아…전방 쇄신 예고


정신아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내정자는 지난 3월 카카오 기타비상무이사에 합류한 뒤, 지난 9월부터 CA협의체 사업 부문 총괄을 맡았다. 현재 김범수 창업자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내정자는 지난 3월 카카오 기타비상무이사에 합류한 뒤, 지난 9월부터 CA협의체 사업 부문 총괄을 맡았다. 현재 김범수 창업자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카카오

[더팩트|최문정 기자] 사상 최악의 경영위기에 놓인 카카오가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범수 창업자가 임직원 간담회에서 전방위 쇄신 의지를 공유한 지 이틀 만이다. 카카오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차기 단독대표 후보로 내정하고, 계열사 책임 경영과 인공지능(AI) 등 기술 기반의 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13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 정 대표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 표결을 거쳐 대표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부터 카카오를 맡아 이끌어왔던 홍은택 대표는 내년 3월로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은 13일 사내공지를 통해 정 대표 내정자에 대해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이끌 리더로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쇄신위원회 주관으로 최고경영자(CEO) 인사 테이블에서 홍은택 대표와 다양한 이들의 의견을 들으며 중지를 모았다"며 "10여 년간 카카오벤처스를 이끌어온 정 내정자는 커머스, 핀테크, AI 등 기술 중심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 AI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또한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차기 단독대표 후보로 내정하고,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낸다. /더팩트DB
카카오가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차기 단독대표 후보로 내정하고,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낸다. /더팩트DB

정 대표 내정자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카카오 이사회 멤버에 합류했다. 지난 9월부터는 기존의 카카오 공동체 컨트롤타워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를 확대 계승한 조직인 'CA협의체'에서 사업총괄을 맡았다. 또한 지난 10월 회사를 둘러싼 위기가 심화되자 김범수 창업자를 중심으로 출범한 조직인 경영쇄신위원회에 합류해 매주 월요일 계열사 경영진들과 공동체경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마주해 있다. 지난 2월 야심차게 추진했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는 '독이 든 성배'가 돼 김범수 창업자, 홍은택 대표,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 등 최고위 경영진을 수사물망에 올렸다. 카카오 법인 역시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지배구조 역시 문제가 됐다. 김범수 창업자는 '100명의 CEO를 양성한다'는 철학에 따라 계열사의 자율 경영을 인정하고 장려해 왔다. 이러한 자율 경영 기조는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카카오를 재계서열 15위의 대기업으로 올리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블록딜 사태처럼 '도덕적 해이' 논란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계열사가 140여 개로 불어난 지금의 카카오로서는 이들을 통제할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회사가 흔들리자 핵심 경쟁력이었던 기술 영역에서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영역이 생성형 AI다. 생성형 AI는 지난해 11월 미국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 '챗GPT' 출시와 함께 단숨에 대세로 급부상했다. 생성형 AI는 막대한 사전 데이터 학습과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결합해 입력된 정보 외에도 새로운 정보를 출력할 수 있는 모델이다. 여러 AI 서비스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AI 시대의 인프라'로 꼽힌다.

카카오는 올해 2월 하반기 한국어 특화 초거대AI 언어모델 코GPT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카카오브레인
카카오는 올해 2월 하반기 한국어 특화 초거대AI 언어모델 '코GPT'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카카오브레인

카카오의 경우, AI 연구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에서 한국어 기반 자체 초거대 AI '코GPT(KoGPT)'를 개발·연구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2022년 연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은 카카오에게 기회이자 위기"라며 "풍부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보다는 카카오브레인이 갖고 있는 한국어 특화 언어모델인 코GPT 2.0을 활용해 연내 특화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고, 비용 경쟁력 있게 카카오의 AI 역량을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2023년이 2주 정도 남은 현재, 카카오는 아직 코GPT 2.0 모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모델 공개가 미뤄지면서 이를 활용한 특화 서비스 출시도 요원한 상황이다. IT 업계의 경쟁자인 네이버가 지난 8월 '단23 콘퍼런스'에서 자체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자체 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하는 작업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큐:', AI 기반 콘텐츠 작성 서비스 '클로바 포 라이팅' 등이 공개됐다.

이러한 안팎의 위기에 지난해 3월 이후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범수 창업자도 지난 10월 사실상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은 김 창업자는 "각 공동체의 자율과 책임 경영을 위해 권한을 존중해 왔지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에서 카카오 그룹의 커진 덩치에 맞는 인적 구성, 지배구조, 기업문화 마련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에서 카카오 그룹의 커진 덩치에 맞는 인적 구성, 지배구조, 기업문화 마련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

김 창업자는 지난 11일 2년10개월 만에 직원과의 간담회를 갖고, '스타트업' 카카오가 아닌 '재계 서열 15위'에 걸맞은 회사의 인사·지배구조와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카카오라는 사명을 바꿀 수도 있을 정도'라고 예고하며 전면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김 창업자는 지난 11일 간담회에서 "카카오는 근본적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며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인적 쇄신 카드를 통해 뒤쳐진 기술 리더십을 빠르게 따라잡는다는 목표다.

카카오 관계자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냈다"며 "이에 따라 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신아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대표 내정자는 AI기술 이니셔티브 역량을 확보하고, 규모에 맞는 시스템과 체계를 만들어 사회적 눈높이를 맞춰 나가는 과제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1975년 생인 정 대표 내정자는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AI·로봇 등의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했다. 또한 10여 년간 벤처 캐피털(VC) 분야에서 몸 담으며 스타트업의 각 성장 단계에 대한 분석과 문제 해결 능력을 쌓아왔다.

정 대표 내정자는 내년 3월 공식 임기 선임되기 전까지 내정자 신분으로 쇄신 태스크포스(TF) 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 대표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돼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 카카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지난 11일 김범수 창업자와 임직원의 간담회를 마치고 퇴근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지난 11일 김범수 창업자와 임직원의 간담회를 마치고 퇴근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한편, 지난해 7월부터 카카오를 이끌어 온 홍은택 대표는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홍 대표는 선임 당시 남궁훈 전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아 ESG 등의 영역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남궁 대표가 사퇴하자, 단독 대표로 전환됐다. 노조 등은 홍 대표를 비롯한 현재 카카오 경영진이 현재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라며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카카오 노조)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카카오 대표교체는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 돼야 하며, 인적쇄신을 완료하기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며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 대표가 사퇴 후 고문으로 계약한 것과 같이 또다시 '회전문 인사'가 반복되거나 사퇴한 임원들에 대한 특혜가 발견되는 경우 노사관계를 비롯해 카카오에 대한 신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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