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서 홍콩H지수 연계 ELS 판매↑
홍콩H지수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홍콩H지수 전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용무 그래픽 기자 |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수조 원대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2021년 홍콩H지수는 1만2100선까지 치솟으며 투자 열풍을 일으켰지만 2년 만에 5000선까지 급하강했다. 투자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금융당국과 판매사들은 뒤늦은 대응에 나섰지만 책임을 피해 가지는 못할 전망이다. 판매사의 불완전판매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내년 상반기 8조 원 규모의 만기가 도래한다. 투자자 분쟁·소송 배상 절차 등 후폭풍도 예고 됐다. 이를 <더팩트>가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홍콩H지수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수조 원대 손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홍콩H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1% 떨어진 5524.75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홍콩H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워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홍콩H지수의 등락 범위를 5000~7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신승웅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바닥은 지난 것으로 판단되나 반등에 강한 신뢰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구간"이라며 "실물지표는 불안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고 제조업 PMI(구매자관리지수)는 반락하며 재차 위축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 연구원은 주택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이 H지수의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봤다. H지수를 구성하는 시총 상위 업종은 소비와 금융, IT로 중화권 증시에서 본토 경기에 가장 민감한 지수로 평가된다. 또한 홍콩금융관리국이 지난해 3월 이후 11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점도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추가 하방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 연구원은 "5000포인트를 지수 하단으로 제시한 이유는 지난해 당대회 당시 기록적 폭락 구간에서 지지선으로 작용한 PBR(주가순자산비율) 0.65배를 적용한 결과"라며 "최악을 염두에 둔 지지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 하방 가능성을 예단할 수 없어 적극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가 하락까지는 아니더라도 단기간 급격한 반등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홍콩H지수를 정확히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결국은 중국의 경기 상황과 민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내년도 중국 전망은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성장률도 올해보다 높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치열한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둔화할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요소들이 중국 경제에 지속적 부담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짚었다.
증권사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 수요를 겨냥해 최근 홍콩H지수 관련 투자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더팩트 DB |
반면 일각에서는 이미 저점을 찍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국 증시는 금리와 가격·안전성이라는 강점이 올해 대비 부각될 것"이라며 "특히 홍콩 증시가 본토 대비 상승 여력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증권가에선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개별 종목에 투자할 때 저가 매수하듯이 홍콩 H지수가 이미 많이 하락한 데다 ELS도 저점에서 투자하면 손실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 수요를 겨냥해 최근 관련 투자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실제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최근 3개월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설계된 ELS가 1조3759억 원어치 판매됐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점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저점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투자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홍콩H지수가 2000대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심리가 투자 수요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투자라는 것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한 곳에 집중 투자하는 등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