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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름까지도 바꾼다는 각오"…3년 만에 직원 만난 김범수, 전면쇄신 예고
입력: 2023.12.11 18:11 / 수정: 2023.12.11 18:11

11일 임직원 간담회 개최
'자율경영' 방식과 이별…기업문화도 원점부터 재검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카카오

[더팩트|최문정 기자] "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다. 자산 규모로는 재계 서열 15위인 대기업이다.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임직원 간담회에서 뼈저린 반성문을 썼다. 김 창업자는 2021년 2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근 카카오와 계열사를 둘러싼 안팎의 위기 상황에서 소통에 나섰다.

이날 김 창업자는 촉망받는 스타트업에서 '골목상권 침해'의 대명사가 된 카카오의 전사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며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선과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또한 카카오의 문화 역시 대기업의 규모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창업자는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투자와 스톡옵션,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었던 방식과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 카카오가 사회와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추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분적인 개선과 개편으로는 부족하다"며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창업자는 창업자이자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카카오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약속했다. 가장 먼저,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원점부터 재검토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 시점의 시장 우위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화 가능할지를 주 관점으로 모든 사업을 검토해 숫자적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져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설정한다.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지적받은 지배구조 역시 손질한다. 그동안 김 창업자는 '100명의 전문경영인(CEO)을 양성한다'는 목표에 따라 계열사의 완전 자율경영을 인정하고, 장려해 왔다. 이 방식은 카카오와 계열사의 폭발적인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무분별한 기업공개로 인한 모기업 주주들의 피해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1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에서 카카오 그룹의 커진 덩치에 맞는 인적 구성, 지배구조, 기업문화 마련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1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에서 카카오 그룹의 커진 덩치에 맞는 인적 구성, 지배구조, 기업문화 마련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

김 창업자는 "그동안의 느슨한 자율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올해 기존의 전사 컨트롤타워 조직인 'CA협의체'를 확대·개편했다. 이에 따라 영입된 인사는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 등이다.

카카오의 기업 문화 역시 함께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창업자는 "'문화가 일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기에, 현재와 미래에 맞는 카카오만의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당연히 생각해 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11일 김범수 창업자와 임직원의 간담회를 마치고 퇴근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11일 김범수 창업자와 임직원의 간담회를 마치고 퇴근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김 창업자는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 역시 변화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고, 쇄신의 진행 상황과 내용을 직원들과 투명히 공유한다고 밝혔다. 김 창업자는 이를 위해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들의 협력을 요구했다.

그는 "항해를 계속할 새로운 배의 용골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겠다.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고, 희생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난한 과정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여정에 카카오와 계열사 임직원 여러분이 함께해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 경영진들도 단단한 각오로 임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부터 부족한 부분에 대한 날 선 질책과 새로운 카카오 그룹으로서의 쇄신에 대한 의견도 모두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창업자는 마지막으로 "모바일 시대에 사랑받았던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제안했다.

한편, 김 창업자가 임직원 앞에 직접 나서 간담회를 주재한 것은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열렸던 2021년 2월 '브라이언톡' 이후 2년10개월 만이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행사에는 임직원 2200여명(오프라인 약 400명, 온라인 약 1800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김 창업자가 직원들이 직접 던진 20여 개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약 1시간30분가량 이어졌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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