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 BRV코리아 대표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더팩트 DB, BRV코리아 홈페이지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2차 전지 전구체 기업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코리아 대표가 세무당국이 부과한 100억 원대 소득세를 불복하고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윤관 대표는 이번 소득세 불복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향후 국내에서 발생한 세금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더팩트 취재진은 윤관 대표가 BRV 홈페이지에 공개한 BRV코리아 서울 신사동 사무실을 찾았다. 블루런코리아가 입주한 건물은 입주사 직원들만 출입이 가능했다. 블루런코리아 관계자는 "윤관 대표는 현재 해외에 있다"고 말했다.

윤관 대표의 소득세 불복 소송의 핵심은 그의 국내 체류 기간에 있다. 윤관 대표 변호인단은 지난달 30일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된 변론기일에서 "(윤관 대표가 근무하고 있는) BRV는 미국에 있고 미국에서 세금을 내고 있다"며 서류로 제출했던 주장을 간단히 말했다. 윤관 대표는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선임하고 재판에 임하고 있다. 윤관 대표는 이날 변론기일에 참석하지 않았다.

피고인인 강남세무서 측 변호인은 "BRV는 한국에서 투자하는 펀드로, 어디에서 투자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윤관 대표의 배당 소득 221억 원을 확인하고 종합소득세 123억7758만 원을 고지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윤관 대표는 자신이 국내 비거주자라는 이유로 소득세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소득세법상 국내 거주자는 소득세법에서 규정하는 전세계 모든 소득에 대해 과세가 이루어진다. 반면 비거주자는 국내 원천소득에 대해서만 과세가 인정된다. 국내 거주인 요건은 1년의 반인 183일 이상을 국내에 체류해야 한다.

윤관 대표의 변호인 측은 윤 대표가 183일 이상을 국내에 체류하지 않았고 미국에 거주하면서 세금을 내고 있으며 국내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생활 자금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관 대표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현지 거주하고 있다면서도 BRV 홈페이지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사무실 주소를 공개하고 있다.

윤관 BRV코리아 대표가 2018년 5월 22일 고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식에서 영정을 운구하고 있다. /더팩트 DB

윤관 대표는 고 윤태수 전 대영알프스리조트 회장의 차남이다. 대영알프스리조트를 운영하던 ㈜대영은 2003년 파산했다. 윤관 대표는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그는 2006년 구본무 선대회장의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결혼했다. 현재 구연경 대표는 구본무 선대회장이 생전에 살았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 살고 있다.

1998년 창립한 BRV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06년 BRV 한국 상설 사무소(현 블루런밴처스 코리아)를 세웠다. 당시 윤관 대표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한국 벤처 기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주요 투자 기업으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직방, 오늘의 집, 번개장터, 쓱닷컴, 핏펫 등이다. 특히 BRV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2021년 상장을 준비하던 쓱닷컴에 1조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당시 투자는 윤관 대표가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RV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투자 성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BRV는 2017년 11월부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증자에 참여해 현재 1685만5263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24.7%로 2대 주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6일 12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공모가 3만6200원)는 지난 4일 279.8% 폭등한 13만7500원을 기록했다.

앞서 BRV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자발적 보호예수(의무보유)를 확약했다. BRV는 의무 보유 기간 동안 주식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장기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윤관 대표가 국내 투자에 성공하고 있는 만큼 이번 소득세 소송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윤관 대표가 불복한 세금 123억 원은 2016~2020년의 소득세에 해당한다. 윤관 대표가 2020년 이후에도 국내에서 경제 활동을 해온 만큼 이번 소송의 결과가 향후 세금에 적용될 수 있어서다.

한 조세전문 변호사는 <더팩트>에 "소득세는 기준연도를 기점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이번 소송의 결과가 향후 소득세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취재진은 윤관 대표의 소득세 불복 소송에 대해 BRV코리아에 문의를 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