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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대 오른 신세계그룹…정용진 '신상필벌' 내년 쿠팡 대적할까
입력: 2023.12.02 00:00 / 수정: 2023.12.02 00:00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변화·혁신 진두지휘 의지
업계 "당분간 쿠팡 독주 이어질 것"…신세계그룹 오프라인 힘 실어


지난 5월 3일 오후 새로 단장한 인천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스마트팜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더팩트 DB
지난 5월 3일 오후 새로 단장한 인천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스마트팜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신세계그룹이 경영 위기를 감지한 것일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변화·혁신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달에만 두 차례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신상필벌 원칙'(공로가 있으면 상을 내리고 죄를 지었으면 징벌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을 강조했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정면 돌파'로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결심이 엿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당분간 쿠팡과 실적 대결에선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도 남겼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20일과 28일 직접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첫 회의에선 과거 경영전략실이 일해 온 방식을 질책하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스스로는 변하지 않고, 변화를 요구만 한다면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경영전략실부터 솔선수범해 변화의 선두에 나설 때, 그룹 전체의 변화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경영전략실이 예측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각 계열사가 갖고 있는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앞서 그룹은 지난달 17일 계열사들의 성과총력 체제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존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전략실 산하 지원본부·재무본부를 각각 경영총괄·경영지원총괄 조직으로 개편했다. 신임 경영전략실장에는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겸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그룹 측은 선임 이유에 대해 "임영록 신임 경영전략실장은 7년간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며 새로운 유통 포맷인 스타필드를 시장에 안착시켰다"며 "이 과정에서 그룹 내 여러 관계사와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회의에선 좀 더 발언에 수위를 높였다. 정 부회장은 "모든 인사와 보상은 철저하게 성과에 기반해야 한다"며 "계열사별, 업무영역별로 정밀한 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 주고, 그렇지 못하면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주문에 따라 경영전략실은 객관적이면서도 예측 가능한 KPI 마련과 이에 따른 성과·보상 역시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그룹 전반의 인사 시스템 정교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2일 <더팩트> 취재진과 통화에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이 성과중심 체제 강화에 나선 건, 내년도 성과에 대한 그룹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며 "빠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직접 나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내년에는 유통규제 완화 등을 기대할 순 있겠지만, 내년까진 큰 성과를 내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라는 의견도 전했다.

지난달 9일 신세계그룹 도심 연수원에서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마트
지난달 9일 신세계그룹 도심 연수원에서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마트

◆ 핵심 계열사 이마트 부진, 신규 출점 박차

정용진 부회장이 발 벗고 나선 이유는 그룹이 당면한 현실 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핵심 계열사 실적은 부진을 겪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올해 3분기 이마트 매출은 연결 기준 7조7096억 원, 영업이익은 77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7조7074억 원·영업이익 1007억 원) 대비 매출은 22억 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228억 원 줄었다. 이 무렵 신세계 매출은 연결 기준 1조4975억 원, 영업이익은 1318억 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동기(매출 1조9551억 원·영업이익 1530억 원) 대비 각각 4576억 원, 212억 원 줄었다.

반면 쿠팡은 올해 3분기 8조 원대 매출을 올리며 또다시 사상 최대기록을 갈아치웠다. 쿠팡이 지난달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의하면 쿠팡의 올해 3분기 매출은 8조1028억 원(61억8355만 달러·분기환율 1310.39원)으로 지난해 동기(6조8383억 원) 대비 18%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46억 원(8748만 달러)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올랐다. 유통업계 1위를 지켜온 이마트가 쿠팡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것은 올해 1분기부터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그룹은 경영 기조에 변화의 꾀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2022년은 그룹이 디지털로 피보팅 하는 원년이다.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프라인 강화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지난달 9일 신세계그룹 도심 연수원 '신세계 남산'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한채양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대표이사는 "최근 몇 년간 유통 환경은 급변했는데, 이마트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마트 영업 기반이자 주요 성장 동력인 점포의 외형성장 계획을 밝혔다. 한 대표이사는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마트는 리뉴얼을 통해 노후 점포를 체류형 매장으로 바꾸는 등 체험을 강조한 즐길 거리를 더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쿠팡을 실적에서 앞지르겠다는 것보단, 오프라인 성장을 이어가면서 신세계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미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된 소비 시장에서 다시 쿠팡에 견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당분간 쿠팡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더팩트 DB
업계에선 당분간 쿠팡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더팩트 DB

◆ "이마트 지속 성장 담보하지 않으면, 그룹 전체 위기 닥칠 것"

전문가들은 그룹의 위기의식이 커진 이유에 대해 핵심 계열사 실적 부진과 정 부회장의 경영 전략의 부작용 등을 꼽았다.

김종갑 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위기의식이 커진 것은 이마트 등 핵심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더해 정 부회장의 경영 전략의 부작용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일례로 아이디어성 신규 사업의 부진으로 인한, 그룹 인적·물적 자원의 낭비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이 그룹 전체 위기로 확산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 부회장의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구사하는 전략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다"며 "이런 전략은 각 사업 분야에서 혁신과 다양화를 통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쿠팡과 경쟁하기 위해선) 오프라인 이마트와 온라인 SSG닷컴의 결합적 측면의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본업인 이마트의 지속 성장을 담보하지 않는다면 그룹 전체의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며 "그룹 차원에선 디지털 기술, 인공지능 등 급속한 기술과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자원 배분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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