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1시쯤 김포공항 통해 귀국
사장단 인사 관련 질문엔 답하지 않아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오후 1시쯤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서구=이성락 기자 |
[더팩트ㅣ강서구=이성락 기자] "다들 열심히 하고 계시니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7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성공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개최지 선정 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셈이다.
이날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오후 1시쯤 모습을 드러낸 이재용 회장은 먼저 "감기에 걸렸다"며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음을 알렸다. 그 때문인지 취재진의 여러 질문에 답하지 않고 대체로 침묵을 지켰다. 유일하게 부산엑스포 관련 질문에만 답을 한 것이다. 물론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경험한 엑스포 유치 활동 분위기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그간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부산을 알렸다. 이달 초 남태평양 쿡제도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 정상회의를 찾아 유치 활동을 벌였고,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유럽 순방 동행차 영국으로 출국해 주요 일정을 소화하며 주요 관계자를 대상으로 부산 지지를 당부했다. 특히 파리로 건너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 대표부 주최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 교섭 오찬에 참석해 건배사를 하며 재차 부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공식 행사뿐만 아니라 동선을 공개하기 어려운 일정 등 해외를 방문할 때마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물밑 지원 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의 말처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다른 기업의 총수들도 네트워크를 풀가동하며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 민간위원장을 맡아 전면에서 정부의 득표전을 적극 지원하는 중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BIE 비밀 투표를 거쳐 오는 29일 새벽쯤 결정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재진에게 "감기에 걸렸다"고 밝히고 있다. /강서구=이성락 기자 |
이날 이재용 회장은 정기 인사와 관련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해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는 내용의 2024년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 발표는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빨라진 것이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내년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는 차원에서 인사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재용 회장은 인사 시기가 앞당겨진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고 잠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 뒤 준비된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