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 출근한 뒤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허주열·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정소양·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우지수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최문정 기자] 힘차게 시작했던 2023년도 어느새 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깊어지는 늦가을 정취를 보며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 계절이 왔는데요. 기업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해의 사업 성과와 실적을 돌아보며, 내년에 회사를 이끌 임원 인사에 나섰습니다.

KB금융지주는 9년 만에 새 선장을 맞았습니다.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 21일 취임식을 갖고, 3년간의 임기에 돌입했습니다. 양 회장은 '사회와 상생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고객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 등 4가지 경영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LG그룹은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인사를 단행했습니다. LG그룹은 '성과주의'를 원칙으로 젊은 인재를 과감히 등용하는 '구광모식 인사'를 실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에 '별'을 단 신규 임원의 97%(96명)가 1970년 이후 출생자로 나타났습니다. '44년 LG맨'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정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신세계그룹도 강도 높은 쇄신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20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과거에 일해오던 방식을 질책하며, 지금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는데요. 이 일환으로 조직개편과 경영기획실장 교체에도 나섰습니다. 8년 만에 선임된 신임 경영전략실장에는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겸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KB금융지주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제7대 회장 취임식'을 개최한 가운데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사를 전하고 있다. /KB금융지주

◆ 양종희號 닻 올렸다…첫 출근길 '노란색 넥타이' 매고 "책임감 느낀다"

-가장 먼저 금융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새 선장을 맞이했습니다. 양종희 회장이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했는데요. 최근에는 양 회장의 취임식이 있었죠?

-네. 지난 21일 취임식을 가진 양종희 회장은 2026년 11월 20일까지 3년간의 임기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지난 2014년 11월 윤종규 회장이 선임된 이후 무려 9년 만에 수장이 바뀌게 됐는데요.

양 회장은 취임식에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을 만들자"고 임직원에게 강조했습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강조하고 있는 상생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는데요. 양 회장은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금융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함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양 회장은 '사회와 상생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 등 4가지 경영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양종희 회장은 첫 출근길에서도 상생 금융과 관련한 언급을 했다면서요?

-네. 양종희 회장은 첫 출근날 KB금융의 상징색인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밝은 미소로 기자들 앞에 섰는데요. "책임감을 느낀다"며 짧은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상생 금융과 관련해서는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국민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향후 3년간 KB금융을 이끌 양 회장의 가장 큰 과제는 금융권을 향한 '상생 금융' 압박과 '리딩금융' 유지를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잖아요.

-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향해 '종노릇' 언급하는 등 거센 비판을 했고 금융당국도 상생금융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금융권은 상생 금융 방안 마련에 머리를 싸매고 있는데요. 양 회장 또한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KB의 리딩금융 타이틀을 지켜내고,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는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KB금융은 최근 2년간 역대급 실적 경신을 하며 리딩금융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KB금융의 리딩금융 수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실제로 K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37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진옥동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은 11.3% 감소한 3조8183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이 리딩 금융 자리를 지키기 위해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금융시장에 대비해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KB금융을 리딩금융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양종희 회장이 맞서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네요. 당장 연말에는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잖아요?

-그렇습니다. 양종희 회장은 올해 연말 조직개편을 앞두고 손발을 맞춰 갈 인물들을 가려내기 위해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KB금융의 11개 계열사 중 9곳, 10명의 최고경영자(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통상 KB금융은 12월 중순께 인사를 단행합니다. 양 회장이 새로운 경영 방침으로 인사를 다시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다만 취임 직후에 이뤄지는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양종희 회장은 첫 출근길에서도, 취임식에서도 KB금융의 상징색인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 그룹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는데요. KB금융의 리딩금융 유지를 위해 어떠한 활약을 할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하>편에서 계속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