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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안상균 앵커PE 대표, IPO 잇단 줄무산에 '굴욕'
입력: 2023.11.16 00:00 / 수정: 2023.11.16 00:00

'컬리도 3500억 물렸는데…' 투자금 회수 난항 조짐에 책임론 지적도

안상균 대표(사진)가 이끄는 엥커PE가 컬리에 이어 카카오엔터마저 IPO 절차를 중단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안 대표가 지난 2012년 11월 홍콩 코우룽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국투자를 주목적으로 펀드레이징, 유망기업 지분투자 투자의향식에서 기념 촬영한 모습.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안상균 대표(사진)가 이끄는 엥커PE가 컬리에 이어 카카오엔터마저 IPO 절차를 중단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안 대표가 지난 2012년 11월 홍콩 코우룽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국투자를 주목적으로 펀드레이징, 유망기업 지분투자' 투자의향식에서 기념 촬영한 모습.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투자의 귀재'로 불린 안상균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대표의 속앓이가 깊어질 전망이다. 거금을 투자한 컬리의 기업공개(IPO) 무기한 연기 이후, 적극적 지분 매수로 2대 주주 자리까지 오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상장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상장을 준비하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3년 만에 IPO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올해 1월 몸값만 11조 원대로 평가받고, 대형 가요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인수하면서 화려한 증시 데뷔를 앞뒀다는 이야기가 무색할 만큼 다소 허무한 결말이다.

카카오엔터의 IPO 무산 소식은 안상균 대표에 시선이 쏠린 배경이 됐다. 안 대표는 지난 2016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포도트리에 1250억 원을 투자한 것은 물론, 2020년 포도트리와 합병한 카카오엠에도 2100억 원을 투자하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분 12.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글로벌 투자은행 맥킨지와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다 2012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 앵커PE를 설립한 안 대표는 미래를 내다본 가치 투자와 과감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통한 수익 실현으로 업계에서 '투자의 귀재'로 불린 인물이다. 2004년 1400억 원을 투자해 3년 만에 7000억 원의 차익을 남긴 씨엔앰, 2005년 투자한 6000억 원으로 6년 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남긴 하나은행 등이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삼양그룹과 혼맥 관계인 면직물 제조업체 경방 오너 일가의 사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3350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은 카카오엔터는 3년째 안 대표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엔터의 모기업인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최근 '오너' 김범수 카카오 의장까지 검찰에 송치되는 등 사법리스크에 연루돼 주가가 흔들린 점도 고심을 더한다. 앵커PE는 카카오엔터를 포함해 카카오뱅크, 카카오재팬 등 계열사에도 투자해 왔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가운데)이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된 금융 당국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가운데)이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된 금융 당국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앵커PE는 2013년 해외 출자자들의 자금을 받아 조성한 1호 블라인드 펀드의 만기를 올해 앞두고 최근 부진한 투자 흐름으로 자금 회수 압박을 받고 있다. 게다가 높은 기업가치가 책정돼 비교적 '믿는 구석'으로 꼽힌 카카오엔터마저 컬리·프레시지에 이어 상장이 무산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컬리와 프레시지는 올해 자본시장 경색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기업가치가 떨어지자, 상장 철회 또는 연기를 발표했다. 이렇다 보니 안 대표는 지난 2021년 각각 2500억 원, 3000억 원을 투자한 마켓컬리 운용사 컬리와 프레시지 등에 프리 IPO(상장 전 자금조달) 형태의 투자를 단행했으나 기대 수익은커녕 투자금 회수도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를 일부 받고 있다. 다만, 컬리에는 올해 4월 1000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지난해 1500억 원을 투자했다가 가상화폐 시장 침체로 올해 2분기부터 적자 전환한 두나무 역시 아직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투자에 대한 성공과 실패를 논하긴 이르다는 평가도 있으나, 이번 카카오엔터 상장 중단을 통해 실패로 조명된 과거 사례가 두드러지면서 안 대표와 앵커PE의 최근 투자 포트폴리오가 부정적으로 평가 받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앵커PE 측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와 앵커PE가 우선 보유 기업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위기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수합병(M&A) 시장에는 최근 앵커PE가 보유한 복수의 교육업체가 매물로 나와 있어서다.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카카오엔터도 보유 주식 중 소수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 상장 중단에 따라 IPO를 무기한 연기한 컬리를 포함해 손실 구간에 접어든 두나무 등 기대를 모았던 앵커PE의 투자 사례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당초 약속한 기한 내 투자금 회수 등을 하지 못하면 출자자들의 회수 압박이 커진다"며 "카카오엔터는 물론 보유 기업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프리 IPO 당시 가격으로 지분 가치를 인정받을 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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