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를 비롯한 식품업계가 시각장애인의 제품 섭취 편의를 높이기 위해 점자 표기를 적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식품업계가 다양한 제품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기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오뚜기는 컵라면, 컵밥, 용기죽 제품에도 점자를 도입하면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향상에 힘쓰고 있다.

지난 4일 제 97주년 '점자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의 권리 신장과 삶의 질 향상이 주목받고 있다. 점자의 날은 1926년 11월 4일 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6점식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법정기념일이다.

시각장애인은 주로 촉각에 의존해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 형태나 용도를 혼동하기 쉽다. 포장 형태가 비슷한 제품에서 점자 표기가 필요한 이유다.

오뚜기는 2021년 9월 '컵누들 김치·얼큰 쌀국수'를 시작으로 모든 컵라면 제품에 점자를 적용했다. 점자는 컵라면의 물 붓는 선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시각장애인들의 의견에 따라 기획됐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협조를 받아 점자 위치 및 내용, 가독성 등을 검토한 뒤 도입됐다.

현재 오뚜기 컵라면 용기 겉면에는 제품명과 물 붓는 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나타내는 기호가 점자로 새겨져 있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점자 위치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점자 배경은 검은색, 점자는 흰색으로 인쇄한 것도 특징이다.

일상식으로 자리잡은 용기죽과 컵밥에도 점자 표기를 적용했다. 용기죽은 △전복죽 △고시히카리쌀죽 △단호박죽 △영양닭죽 △새송이쇠고기죽 △참치죽 △계란야채죽 △통단팥죽 등 제품 뚜껑 스티커에 기업명과 제품명을 투명 점자로 새겼다.

컵밥에는 제품명과 조리법을 나타내는 기호를 점자로 적었다. 채식 재료만을 사용한 '두수고방 컵밥', 밥 양을 20% 늘려 든든하게 즐길 수 있는 '오뚜기 컵밥', 3분 카레·짜장을 활용한 '카레·짜장 컵밥'에 점자가 표기돼 있다. 추후 컵밥 전 제품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오뚜기는 정보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난해 11월부터 임직원 명함에도 점자를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같은 해 12월에는 '2022 한국장애인인권상' 시상식에서 민간기업부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먹거리를 구입, 취식할 때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컵라면에 이어 용기죽, 컵밥 등에 점자 표기를 적용했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컵라면을 비롯해 컵밥, 용기죽 등 제품을 시작으로 점자 표기를 확대하고 있다. /오뚜기

이외에도 과자, 우유 등 소비자 수요가 많은 품목에도 시각장애인 편의성 향상을 위한 점자가 도입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시각장애인의 권리 보장 기념일 '흰 지팡이의 날'을 기념해 한정판 점자 표기 '아몬드 빼빼로' 4000개를 제작했다. 이후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가 주최한 기념행사에서 시각장애인들에게 후원했다. 제품 전면 상단에는 '빼빼로 아몬드'가, 하단에는 빼빼로의 브랜드 메시지 '빼빼로로 마음을 나누세요'가 점자로 적혀있고 측면에도 '빼빼로 아몬드'를 점자로 새겼다. 후면에는 '열림' 표기를 적용해 개봉 편의성도 챙겼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4월 점자 및 노치 표기 확대에 나섰다. 기존 '나100%우유' 3L에만 적용했던 점자 표기를 2.3L와 '아침에주스' 대용량 제품까지 확대했다. 이후 '뼈에쏙쏙 고칼슘우유' 930mL에는 포장재질 특성을 감안해 '노치(notch: 지붕형 종이팩 상단 일부의 한곳을 반원형으로 도려낸 표시)' 표기를 도입했고 점자 및 노치 표기 제품 수를 점차 늘려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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