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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비용 부담에 대출문턱 높이는 카드사들…저신용자 카드론 취급 '뚝'
입력: 2023.11.03 13:58 / 수정: 2023.11.03 13:58

여전채 금리 5% 육박
카드론 마지노선 신용점수 600점대 이상으로 오를 수도


카드사의 자금 조달 통로인 여전채 금리가 5%대에 육박하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카드사의 자금 조달 통로인 여전채 금리가 5%대에 육박하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드사의 자금 조달 통로인 여전채 금리가 5%대에 육박한 가운데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게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아 카드론 마지노선이 신용점수 600점대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 악화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대내외 조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중저신용 차주들의 신규 카드론을 취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3일 여신금융협회 카드론 신용점수별 수수료율 공시를 보면 지난 9월 기준 7개 전업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 가운데 신용점수 500점 이하 회원에게 카드론을 내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 8월까지는 KB국민카드가 401~500점에도 연 19.90%의 금리로 카드론을 내줬다.

카드사들이 카드론 조이기에 나서면서 전체 카드론 규모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카드론 이용 실적을 보면, 8개 전업카드사(롯데·현대·신한·삼성·비씨·KB국민·우리·하나)의 9월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전달 대비 13.4% 줄어든 3조586억 원이었다. 카드론 신규 취급액 집계를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기준 7개 전업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 가운데 신용점수 500점 이하 회원에게 카드론을 내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여신금융협회 카드론 신용점수별 수수료율 공시
지난 9월 기준 7개 전업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 가운데 신용점수 500점 이하 회원에게 카드론을 내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여신금융협회 카드론 신용점수별 수수료율 공시

카드사들의 조달금리 상승 영향으로 향후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예적금 등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주로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드론 등 대출상품의 금리에도 2~3개월의 기간을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3월 3%대 후반까지 떨어졌으나 현재 5%대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용등급이 AA+인 카드 3사(신한·삼성·KB국민카드)의 3년물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 평균 금리는 연 4.930%로 집계됐다.

금융권에서는 조달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카드론을 받을 수 있는 신용점수 마지노선이 600점대 이상으로 오를 것이란 의견도 있다.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 악화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대내외 조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중저신용 차주들의 신규 카드론을 취급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자금 조달 악화 뿐만 아니라 다중채무자 증가, 연체율 상승세 등 여러 가지 대내외 조건이 악화하는 상황으로 카드사들이 자산건전성 제고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량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에 따라 중저신용 차주들이 신규 카드론을 받는 것은 쉽지 않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경우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불법사채 피해 건수는 2021년 2933건에서 지난해 6712건으로 2배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평균 금리는 229%에서 414%로 폭증했다. 정부에서 허용하는 최고금리가 20%인 상황에서 불법 사금융업자들은 평균 200~400%대의 불법 고금리 대출을 일삼고 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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