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3분기 영업손실 861억 원…"4분기 흑자 전환 기대"
배터리사 실적 LG에너지솔루션 '대박'·삼성SDI '선방' 평가
SK온은 올해 3분기 3조1727억 원의 매출과 86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온이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올 3분기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 희비가 또 한 번 갈리게 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수요 약세, 전기차(EV) 생산라인 조정, 메탈가 하락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달성했고, 삼성SDI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자동차 전지 판매 호조로 10%대 매출 성장을 보이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온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 861억 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기대했던 흑자 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적자 규모가 줄어든 점이 위안거리다. 지난 1분기, 2분기와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각각 2554억 원, 454억 원 축소됐다. 이는 미국 공장 생산·판매 증대를 통한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가 확대된 영향이다. SK온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3조1727억 원으로 집계됐다.
향후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지난 2021년 4분기 1조665억 원이었던 SK온의 분기 매출은 올해 2분기 3조6961억 원까지 3.5배 증가했는데, 이번 3분기에도 유의미한 매출 규모를 자랑, 시장 안정성을 확인했다. 특히 해외 신규 공장 생산성 향상과 AMPC 수혜 등으로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온은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EV 수요 성장세 단기적 둔화, 메탈 가격 하락 등 우려점을 언급하면서도 "AMPC 수혜 확대를 포함해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다만 SK온이 이날 적자 규모를 줄이며 흑자 전환 가능성과 관련한 시장의 믿음에 부응했더라도, 다른 배터리사와 비교하면 크게 웃을 수 없는 3분기 성적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보다 3분기 매출이 5000억 원가량 줄어들며 출범 이후 이어진 매출 상승곡선을 계속 그리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고, 4분기에도 호실적을 예상하는 등 역대급 연간 실적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올 3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최윤호 삼성SDI 대표, 지동섭 SK온 대표. /각사 |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조2235억 원, 영업이익 731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 40.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교해도 58.7% 늘어난 분기 최대치다. 세액공제 금액은 2155억 원으로, 신규 생산라인의 안정적 증설·가동에 따라 전분기 대비 94%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수요 약세, 일부 고객 EV 생산 조정, 상반기 메탈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분기 대비 약 6% 하락했다"며 "하지만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 등 북미 신규 라인 생산성 증대, 비용 효율화 노력 등으로 이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25조7441억 원, 영업이익 1조8250억 원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 북미 지역 EV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부문 성장 등 4분기에도 많은 기회 요인이 있어 내실을 다지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모든 제품군에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갖춰 중장기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배터리사 모두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그중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며 "올해 3분기에도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크게 웃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올 3분기 수요 둔화 등 어려움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업이익이 496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3% 감소했지만, 자동차 전지 판매 호조로 매출은 같은 기간 10.8% 늘어난 5조948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삼성SDI 역시 4분기 실적에 대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년 동기,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될 전망"이라며 "자동차용 P5 배터리 판매 확대와 전력용·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ESS를 중심으로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