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가스요금 인상 가능성은 낮아"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전력이 연내 전기요금 인상을 추가로 단행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에너지공기업 한국전력과 가스공사가 다음주 중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한전은 실적 개선에 성공하겠지만 추가 요금인상 없이는 단발성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스공사의 경우 미수금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4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1일 각 기업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10일, 가스공사는 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전은 지난 2분기 2조272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총 누적 46조9516억 원 적자를 냈다. 9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3분기에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에너지 가격이 한때 하락한 영향으로 연료비와 구입전력비가 절감된 영향이다. 매출액도 전기료 인상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흑자전환이 3분기 단발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다시 유가가 상승하면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며 "지난 2분기 70달러 대에 머물던 유가가 90달러를 육박하고 지난 6월 9달러 대에 진입했던 액화천연가스(LNG)는 14달러 대에 환율·금리도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연말께 사채발행 한도를 조정하지 않아도 내년 추가 자금 조달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 흑전으로 영업손실 폭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가 겹치면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사채발행 한도와 고금리 등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낙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다음주 3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본사. /한국가스공사 |
가스공사의 3분기 실적도 주목된다. 가스공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1% 감소한 2050억3100만 원을 기록했다. 가스공사는 적자 상태는 아니지만 미수금이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민수용 미수금은 전년 말 대비 3조6579억 원 증가한 12조2435억 원으로 불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민수용 LNG요금은 지난 5월 이후 소폭 인상됐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반등하는 점을 고려하면 미수금은 내년 초 16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 당국은 가스요금 인상 여부를 논의 중이지만 연내 인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겨울철을 앞둔 만큼 올초 난방비 대란을 불러올 수 있는데다 전기요금 인상이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해 4·5·7·10월 4차례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MJ(메가줄)당 5.5원, 약 38.7% 올렸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지금 원가 보상률이 78% 수준이고, (가스요금 인상 관련) 정부와 논의를 하고 있다"며 "겨울은 가장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계절"이라며 요금 인상이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달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논의되겠지만 가스요금 인상은 결정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겨울 난방 성수기 직전 인상하기 부담스러운 데다, 가스공사가 흑자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스요금 인상은 내년 총선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요금이 동결된다면 최근 유가와 가스 가격 인상이 맞물리면서 미수금도 늘어 15조 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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