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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품은 사모펀드…"'가맹점 짜내기'로 수익 올린다" 비난
입력: 2023.10.31 00:00 / 수정: 2023.10.31 00:00

지난 1월 사모펀드 인수된 KFC, 가맹사업 시작
'가성비 주점' 역전할머니맥주, 지난 11일 맥주 가격 인상


프랜차이즈 업체를 인수해 운영하는 사모펀드가 과도한 이익 창출 정책을 펼쳐 가맹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사모펀드에 인수된 KFC는 다음해부터 가맹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프랜차이즈 업체를 인수해 운영하는 사모펀드가 과도한 이익 창출 정책을 펼쳐 가맹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사모펀드에 인수된 KFC는 다음해부터 가맹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를 인수한 사모펀드가 '가맹 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에 집중하면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수익을 키우기 위해선 메뉴 가격을 올리거나 전국 가맹점과의 수익 분배를 조정하는 경영 전략이 따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사모펀드가 인수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총 16개로 나타났다. 올해엔 KFC와 역전할머니맥주 등이 추가로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더 늘었다.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 기업의 부실경영을 개선하고 수익성을 키우는 '재무 주치의' 역할을 맡는 일이 늘면서 가맹점주의 볼멘소리도 함께 커지는 모양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사모펀드 소속 프랜차이즈 대표들이 가맹점에 대한 갑질 등 논란에 대한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가맹사업은 개인이 계약을 맺는 방식이기 때문에 점포 수 확대에 용이하고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절감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과 달리 중소상공인이 본사와 가맹 계약을 맺고 본사는 가맹점에 원자재, 부자재, 물류 등을 가격을 조정한 후 공급한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가맹점 갑질 논란을 빚은 사모펀드 소유 프랜차이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bhc와 버거킹을 예로 들었다. 그는 "bhc의 2020년 차액가맹금(프랜차이즈 업체가 가맹점에 원자재를 공급하며 얻는 물류 마진) 비율이 18%다. 그런데 당시 경쟁 치킨업체 3사(BBQ·교촌·굽네) 의 경우 평균 9%로 bhc와 2배 차이가 났다. 이 같은 가맹 사업 운영으로 2013년 1130억 원이던 기업 가치가 2020년에는 1조8000억 원, 2022년 3조 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갖게 된 것"이라며 과도한 '가맹점 짜내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버거킹의 경우 미국 본사보다 차액가맹금을 높게 책정했다. 가맹점에 부과되는 원자재 가격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bhc와 마찬가지로 버거킹의 기업가치도 1조 원 이상 성장했다"고 연이어 짚었다.

국감에 참고인으로 선 문장헌 버거킹 가맹점주 협의회장은 "버거킹은 직영점과 가맹점 모두에게서 매달 223만 원의 물류 배송비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일매출이 1500만 원인 A직영점과 일 매출 100만 원의 D가맹점에 똑같은 물류비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미국 버거킹은 로열티와 광고비를 합쳐 8.5%로 책정되는데, 한국 버거킹은 물류마진까지 포함해 17.8%를 가져간다. 많은 가맹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이익 창출의 대상으로 보면 안 된다. 상생을 해야 되는 구조인데,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가맹점 갑질 논란으로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을 운영하는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더팩트 DB
올해 국정감사에서 가맹점 갑질 논란으로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을 운영하는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더팩트 DB

치킨 프랜차이즈 KFC는 지난 1월 사모펀드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에 인수됐다. 인수 한 달 이후 KFC는 메뉴 가격을 인상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 7월엔 1+1 행사 '치킨나이트' 운영 시간을 5시간(21시~02시)에서 1시간(21시~22시)로 4시간 줄였다. KFC는 가격 인상에 이어 늦은 시간 이벤트를 애용했던 소비자들의 불만을 크게 샀다. 최근엔 '비스켓' 메뉴에 기본 제공되던 버터를 300원 추가금액을 내야 제공하는 것으로 바꿔 실질적으로 가격을 올린 게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KFC는 가맹점을 운영하지 않고 직영점 위주로 운영해왔지만 앞으로 가맹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KFC는 다음해 1호 가맹점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FC를 사모펀드가 인수했으니 최대한 수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다. 가맹사업도 점포를 늘려 점유율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성비 맥주 프랜차이즈로 인기를 얻은 역전할머니맥주를 운영하는 역전에프앤씨는 지난 5월 사모펀드 케이스톤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역전할머니맥주는 지난 11일 메뉴 가격을 올렸다. 당사 맥주 300㏄는 기존 2700원에서 3300원으로 22.2%, 500㏄는 기존 3700원에서 4500원으로 21.6% 올랐다.

역전할머니맥주의 뒤를 따르는 2위 맥주 프랜차이즈 크라운호프를 운영하는 피에스피에프앤디도 지난달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현재 크라운호프의 생맥주 가격은 역전할머니맥주의 인상 전 가격과 동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을 인상한 걸로 보이는데, 가성비 맥주를 마시러 가게를 찾았던 소비자들은 발길이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이익 실현을 우선시하는 사모펀드의 특성과 가맹점주와의 관계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만난다면 마주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모펀드는 기업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데 특화된 집단이다. 이들이 프랜차이즈 업종을 맡게 된다면 결국 가맹점을 건들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함과 함께 수익까지 챙기려면 사이에 낀 가맹점이 짜내지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사모펀드의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을 막을 수는 없다. 최근 구조적 문제점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사회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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