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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1년 下] 이재용, '미래 준비' 보폭 넓힌다…사법리스크는 고민
입력: 2023.10.27 00:00 / 수정: 2023.10.27 00:00

취임 후 알려진 해외 출장만 10여 차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 19일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 19일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년 전 회장 취임 직후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와 함께 사업적으로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삼성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위기의식과 적극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후 삼성의 경영 시계는 이재용 회장 지휘 아래 한층 빨라졌다. 특히 사업 투자 규모와 속도가 더욱 과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대상은 '미래 기술'이다. 이재용 회장은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를 통한 미래 준비에 나서는 동시에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등 주요 사업과 관련한 현장 경영을 적극 펼쳤다.

이재용 회장(가운데)이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회장(가운데)이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미래 준비 본격화…주요 사업 공격적 투자

과감한 투자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적자에도 오히려 투자를 늘린 반도체 부문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서 9조 원 가까운 적자가 났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5조 원 늘어난 25조3000억 원의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R&D)에도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한 13조8000억 원을 투자했다. 아울러 삼성은 20년 동안 300조 원을 투입해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러한 행보는 불황이더라도 과감한 투자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초격차' 전략이다.

'초격차' 전략은 미래 사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5월 반도체뿐만 아니라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R&D 등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 원(국내 360조 원 포함)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과거에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과감한 투자로 성장했다"며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이재용 회장도 기술 혁신을 위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재용 회장 취임으로 기대감이 커진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삼성의 대규모 M&A는 2017년 전장 업체 하만 이후 사실상 멈춰있다. 미래 사업 분야 업체를 물색하고 있는 이재용 회장이 머지않아 M&A에 나설 것이라는 가능성만 거론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 5월 미국 출장 도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지난 5월 미국 출장 도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 1년간 숨 가쁜 일정…경영 보폭 더 넓힐 듯

미래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이재용 회장의 보폭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발걸음도 굉장히 분주했다. 이재용 회장은 국내 사업장 곳곳을 누비는 동시에 아랍에미리트 바카라 원전 건설 현장을 시작으로 숨 가쁜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외부로 공개된 해외 일정만 보더라도 10여 차례에 달한다. 지난 4~5월에는 미국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산업계 거물 20여 명을 잇달아 만나는 등 이재용 회장의 화려한 글로벌 인맥이 주목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제사절단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뒤 귀국하자마자 이건희 선대회장 추도식에 참석하는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재용 회장은 당분간 '위기극복'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반도체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9일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은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막판 유치전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개최지 선정(11월 28일)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공식적인 일정 외에도 물밑에서 부산엑스포를 알리기 위해 글로벌 인맥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1주년인 이날도 법원에 출석한다. /서예원 인턴기자
이재용 회장은 취임 1주년인 이날도 법원에 출석한다. /서예원 인턴기자

◆ '달려야 하는데…' 사법리스크 고민 여전

추후 경영 활동의 걸림돌로는 여전히 '사법리스크'가 거론된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현재 경영 활동에는 제약이 없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으로 4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 매주 법원에 출석하는 탓에 장기간 출장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당일 재판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고, 취임 1주년인 이날도 법원에 출석한다.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아 '뉴삼성' 비전 발표에 다소 조심스러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는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신경영 선언'을 이을 '뉴삼성'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했다. 그러나 1주년 당일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회장 자리에 올랐음에도 이재용 회장이 등기임원 복귀 시점을 미룬 것 또한 사법리스크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이재용 회장은 삼성의 미래 방향성과 관련한 메시지보단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와 고인의 경영 철학, 삶을 재조명하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8일 한국경영학회 후원을 통해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선언한 '신경영'을 통해 본격적인 경영 혁신에 나선 지 30주년이 되는 해로,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고인의 경영 리더십과 사회공헌 활동, '신경영 정신'을 되새겼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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