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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1년 上] "사랑받는 삼성 만들겠다" 이재용式 '동행' 실천
입력: 2023.10.27 00:00 / 수정: 2023.10.27 00:00

전날 '선임사외이사' 도입 발표…이재용 회장 의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을 국민들에게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만들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0월 27일 회장 취임 소감을 묻는 취재진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단순히 큰 기업을 넘어 임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삼성'(뉴삼성)으로 거듭나겠다는 발언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을까.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단계를 밟고 삼성을 하나둘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27일로 이재용 회장이 취임 1주년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임 1주년과 관련한 별도 기념행사는 열지 않을 계획이다. 이재용 회장의 메시지 또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5일 경기 수원 이목동 가족 선영에서 열린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도식과 이후 가진 삼성 사장단과의 오찬에서도 별도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해 11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지난해 11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 이재용 회장의 지난 1년, 핵심 키워드 '동행'

이재용 회장이 지난 1년간 보인 '뉴삼성' 행보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는 '동행'이다. 이재용 회장은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사회와의 동행'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첫 행보로 협력회사 방문을 택한 것이 상징적이다. 이재용 회장은 광주와 부산에 있는 중소기업을 방문해 "협력회사가 잘 돼야 삼성이 잘 된다"고 말했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동행' 철학을 지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취임 직후 드러냈다.

이재용 회장이 제시하는 '동행'은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의 '사업보국(사업으로 나라에 공헌한다)' 철학을 계승·발전시킨 것이다. '동행' 철학을 토대로 삼성은 지난 1년 동안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전환, 삼성미래기술육성 사업 등 상생 활동 △삼성청년SW아카데미, 삼성희망디딤돌 등 청소년 교육 사회공헌 활동과 관련해 지원 규모를 지속 확대했다.

'조용한 기부'도 이어오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신임 임원들에게 축하 선물로 와인이나 난초 화분을 보내는 대신, 임원들이 믿는 종교 단체에 기부금을 내준 후 임원 개인 명의로 된 기부 카드를 선물하고 있다. 또 외국인 노동자 단체 후원 등 익명으로 직접 기부 활동에도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사회와의 동행'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힘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추후 삼성의 '동행' 비전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은 26일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삼성은 26일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도 적극 실천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삼성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더욱 강화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은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고 삼성 계열사는 물론 협력회사의 ESG 교육 체계도 수립했다. 삼성의 7개 계열사의 준법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준법감시위원회의 독립된 활동도 여전히 보장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전날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대상은 삼성SDI와 삼성SDS로, 아직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계열사다. 해당 제도는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적절한 균형과 견제가 가능하도록 한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건 거버넌스 체제를 재편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사회와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함으로, 현재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국내 상법상 비금융권 기업에는 의무화되지 않지만, 삼성은 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자 선제적으로 제도를 채택하기로 했다.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조해 온 이재용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의 의지 아래 그동안 삼성은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을 뛰어넘어 사외이사의 위상·권한을 강화하는 거버넌스 체제 재편을 지속해서 추진했고, 이번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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