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올해 말까지 변화 보일 것"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농협이 여성 임직원 처우를 개선해야 한단 지적이 제기됐다. 적은 여성 간부 비율과 육아 시설 미비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23일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종합감사에서 농협의 여성 임직원 근무 여건이 도마에 올랐다. 소병훈 농해수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농협측에 여성 기관증인 참석을 요청했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여성 임원에게 질문 사항이 있어 같은 요구를 했지만 올해 종감이 돼서야 두 명의 여성 부행장이 참석했다.
소 위원장은 "농협의 여성 직원들이 내게 민원 편지를 보낸 일이 있어 직접 물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농협 여성 기관증인을 지난해부터 요청했는데 드디어 나왔다"며 질의를 시작했다.
소 위원장은 이 회장에게 "올해 8월 말 기준 약 2만 명의 직원 중 여성 직원은 8000명에 달한다. 그런데 그 중 간부급인 M급(농협중앙회 본부 부서장 및 지방 지부의 지부장급) 직원은 8.4%에 불과하다고 들었다"며 "최근 역량을 펼치는 여성 입직원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 농협이 이처럼 적은 비율인 특별한 이유가 있나"고 물었다.
이에 이 회장은 "농협은 실적과 평가로 승진을 결정한다. 여성이라고 불이익을 주거나 남성이라고 특혜를 주는 일은 없다"고 일축하자 소 위원장은 "위험한 발언이다. 여성 직원들의 능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런 의미는 아니다. 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이어 "2011년도 이전에는 여성 직원이 적었기 때문에 승진 대상자 역시 적었다. 하지만 이후 2020년까지 여성 직원 비율이 가파르게 커졌고 M급 직원도 이전보다 많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소 위원장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경우 2023년 여성 고위 공무원(과장급) 목표치가 23%였다. 물론 이 목표는 달성했고 산림청 등 다른 기관도 지키고 있다"며 "국가기관과 직접 비교해 맞추긴 힘들겠지만, 본받을 필요는 있다고 본다. 단위 농협으로 따지면 9만 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는 농협이 여성 직원들의 처우를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또 소 위원장은 증인석에 선 부행장에게 "농협의 육아, 보육 시설은 어떻게 마련돼 있나. 미흡하단 내용을 앞서 언급한 다른 직원들의 편지에서 읽었다"고 묻자 증인은 "여러 사업장에서 현재 만들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소 위원장이 "만들고 있지만 말고 더 신경 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어린이 보호시설은 직접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최근 별관에 유치원 시설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는데, 행정 기관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불발됐다"며 "대신 아이들의 외국어 교육을 원하는 부모 직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외국어 교사를 고용해 수업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 위원장이 지적한 대로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여성 임직원 처우에 관한 내용을 잘 전달해서 올해 말엔 변화를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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