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2인자 배재현 구속으로 윗선 김범수 향해 수사 칼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오늘(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정 의혹으로 금감원 출석할 전망이다. 사진은 김범수 창업자가 지난해 10월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증인 출석 질의를 듣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출석 요구로 오늘(23일) 금감원에 모습을 드러낸다. 카카오 2인자인 핵심 임원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정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수사의 칼날이 김범수 창업자 관여 여부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카카오가 올해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였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 조종에 나섰다는 의혹을 수사해 왔다.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카카오의 주요 경영진들은 인수 당시 약 2400억 원을 투입해 SM엔터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격(주당 12만 원) 이상으로 띄웠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와 강호중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 등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중 배재현 대표는 지난 19일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호중 투자전략실장과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카카오 그룹의 주요 투자를 기획하고 집행해 온 2인자 배재현 대표의 구속으로 윗선인 김범수 창업자의 지시나 보고가 존재했을 가능성에 수사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특사경은 지난 8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 위치한 김범수 창업자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카카오 실무진의 휴대전화에서 시세조종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과 문자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범수 창업자의 금감원 소환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시세 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며 "이 사건은 하이브와의 SM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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