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분기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각각 6000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냈던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2조4000억 원을 달성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더팩트 DB

[더팩트｜최문정 기자] 상반기 내내 '반도체 한파'에 시달리며 영업이익이 급감했던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2조 원대를 회복하며 실적 회복 신호탄을 쐈다. 반도체(DS부문)는 3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가긴 했지만,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을 줄이며 반등 흐름을 탔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11일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이 매출 67조 원, 영업이익 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11.65%, 영업이익은 258.21%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74%, 영업이익은 77.88% 감소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를 각각 67조7035억 원, 2조2085억 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조 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아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402억 원, 2분기 67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지난 2009년 1분기(5900억 원)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이 3분기 2~3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DS부문이 올해 상반기 9조 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낸 것을 고려하면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DS부문이 4분기에도 적자폭을 줄여나가며 내년부터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이 매출 67조 원, 영업이익 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특히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재고율이 높은 일부 반도체 상품을 중심으로 감산 조치에 나서고 있는 만큼 상승 흐름을 탄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 역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동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모든 면에서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삼성전자의 2차 메모리 반도체 감산과 수익성 우선 정책이 메모리 가격 반등성을 명확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한다. D램 수익성은 2차 감산 효과가 공급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4분기부터 회복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 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실적 바닥을 인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D램은 올해 4분기부터, 낸드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추정돼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흑자전환 시기는 당초 시장 예상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출시한 5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 역시 이번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갤럭시Z5 시리즈는 폴더블폰 중 최초로 사전 예약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가전과 TV 역시 북미 지역의 수요 확대와 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호조로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31일 사업부문별 매출과 영업이익이 포함된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들로부터 사전 접수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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