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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상>] '용퇴' 윤종규 KB금융 회장 9년 회고…"아쉬움 남아"
입력: 2023.10.01 00:00 / 수정: 2023.10.01 12:11

KB금융 이끌며 보람된 순간, "'리딩뱅크' 탈환"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정소양·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우지수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이중삼 기자] -무더운 여름철이 어느덧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성큼 다가온 한 주였습니다. 기나긴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도 경제 시계는 바쁘게 돌아갔는데요. 금융계에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CEO 기자간담회' 소식이 한 주를 뜨겁게 장식했습니다. 임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6년여 만에 나선 공식 석상에서 지난 9년간의 소회와 경영 성과 등을 밝혔는데요. 윤종규 회장은 취임 이래 'KB 사태'의 내분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는가 하면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지금의 KB금융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사장단을 소집했습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9월 26일 워크숍 형식의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는데요. 회의에서는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등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사업 분야에 대한 방향을 점검하고 자세한 실행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유통업계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야심차게 국내 햄버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파이브가이즈'의 2호점 개점이 임박했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갤러이아 본진이 아닌 적진인 더현대 서울에 개점하게 됐는데요. 파이브가이즈 입점이 향후 한화갤러리아와 현대백화점그룹 모두에게 '윈윈'이 될 전망도 나왔습니다.

윤종규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리딩금융 탈환과 함께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보탬이 된 점을 꼽았다. /서예원 인턴기자
윤종규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리딩금융 탈환'과 함께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보탬이 된 점을 꼽았다. /서예원 인턴기자

◆ 박수칠 때 떠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아쉬움보단 여유 묻어난 '이별 간담회'

-지난주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CEO 기자간담회' 소식이 가장 큰 화제였습니다.

-네. 아직 윤종규 회장의 임기 만료까지 두 달가량 남았는데요. 윤 회장은 조금 일찍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의 소회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9년간 KB금융을 이끌어 온 만큼 애정도 남달랐다죠.

-그렇습니다. 일례로 윤종규 회장은 지난 9년 동안 '노란색' 이외의 넥타이를 매본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KB금융의 CI(기업이미지)와 색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매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노란색 넥타이만 고수해 왔다고 합니다. 윤 회장은 "제 친구는 가끔 '네 몸에는 빨간 피가 아니고 노란 피가 흐르는 거 아니냐'며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KB는 저에게 소중하고 감사한 일터였다"고 말하며 KB를 향한 애정도 들어냈습니다.

-그렇군요. 기자간담회 분위기는 어땠나요. 9년간 KB금융을 이끌어 온 만큼 아쉬움이 가득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아쉬운 마음이 없진 않았겠지만, 겉으로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윤종규 회장은 간담회장에 들어설 때부터 마칠 때까지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았습니다. 특히 윤 회장은 1시간 30분가량 이뤄진 간담회를 '대본' 없이 홀로 이끌어갔는데요. 기자들 앞에 가까이 서서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날카로운 질문에는 가벼운 농담과 비유로 위트있게 넘어가는 등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용퇴를 예상 못 한 이들도 많았다. 언제 용퇴를 결심했는지'라는 질문에는 기자 앞으로 다가가 "정말 의외였나요?"라고 웃으며 답했고, 은행장 경험이 없는 양종희 회장 내정자를 향한 심려에 대해서는 "저도 회장에 오르기 전 은행장 경험이 없었습니다"라고 받아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용퇴를 결정한 시기는 부회장 제도를 도입한 3연임 당시라고 하네요.

-그렇군요. 'KB 사태' 이후 혼란 속 회장으로 취임한 윤종규 회장은 KB금융을 '리딩금융' 자리로 올리는 등 좋은 경영 성과를 보여줬는데요. 윤 회장이 KB금융을 이끌며 가장 보람된 순간을 느낀 적은 언제였나요.

-바로 '리딩뱅크'를 탈환한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 9년을 되돌아보면 리딩뱅크, 리딩금융으로 복귀했다는 점이 가장 보람된 일로 생각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KB금융그룹뿐만 아니라 우리 금융계 전체가 튼실한 금융회사가 되었고, 단단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KB금융이 리딩금융으로써 시장을 좋은 방향으로 함께 끌고, 달려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겠죠.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이지만, 세계 순위는 60위권에 불과하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규모로 보면 리딩금융그룹인 KB가 10위권 안에는 들어야 하는데 자괴감이 든다"며 "20년 전 KB에 합류하면서 했던 얘기가 '금융의 삼성을 만들겠다'였는데 씁쓸하다. 양종희 회장 내정자께서 한 단계 더 진보시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군요. 혹시 윤종규 회장의 향후 거취는 정해졌나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임기가 2개월 남은 만큼 더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네요. 윤종규 회장이 KB금융을 떠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기 때문에 오히려 미련이 없는 결단으로 용퇴를 결정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KB금융을 명실상부한 리딩 금융그룹으로 탈바꿈시킨 주역인 만큼 임직원들은 아쉬움이 가득할 것으로 보이네요.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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