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도 발걸음 분주할 듯…경영 구상·부산엑스포 홍보
하반기 주요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홍보전에 나서는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바쁜 추석 연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2차 BIE 총회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뉴시스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올해 추석 연휴에도 4대 그룹 총수들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하반기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2개월 후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막판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과거 명절 연휴 기간을 활용해 자주 해외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추석에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명절 연휴에 국내 사업장 대부분은 쉬지만, 해외 사업장은 계속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2019년 설과 추석에 각각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공사 현장,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 등을 방문했고, 2020년 설에는 중남미를 찾아 현지 공장을 점검했다. 지난해 추석에는 멕시코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 공장 건설 현장 등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출장 기간 중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하는 '민간외교관' 역할도 기대된다. 엑스포 심포지엄과 5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 엑스포 개최지 결정까지 공식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아 막판 유치전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표심을 공략할 마지막 일정은 다음 달 열리는 심포지엄이다. 엑스포 유치 경쟁은 부산과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로마(이탈리아) 등 3파전 구도로, 현재 리야드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최지는 오는 11월 28일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그동안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들은 출장 시 빼놓지 않고 엑스포 유치 지원 관련 일정을 소화해 왔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공식적인 일정 외에도 물밑에서 부산을 알리기 위해 글로벌 인맥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연휴 동안 국내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향후 사업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다음 달 27일 회장 취임 1주년을 맞는 만큼 당분간 '뉴삼성' 밑그림을 고민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재계는 당분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보다 부산엑스포 일정을 중점적으로 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이 축사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재계 총수 가운데 가장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추석 연휴에도 마찬가지다. 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데다, 부산엑스포 유치 민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해외 출장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전력 질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최태원 회장이 당분간 SK그룹보다 부산엑스포 홍보 관련 일정을 중점적으로 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4일 "(투표까지 남은 시간 동안) 무조건 열심히 잘 뛰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6~18일 예정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도 파리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매년 그룹 연례행사로 열리고 있는 CEO 세미나는 전 계열사 CEO가 모여 올해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다음 해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룹 행사를 파리에서 개최하는 것 역시 막판까지 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추석 연휴 동안 CEO 세미나 개최 관련 구체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인도네시아와 미국 등을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연휴 국내에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해외 시장 출시 등 하반기 경영 구상과 함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계획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UN총회 등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적 행사 때마다 현장을 찾아 부산을 홍보하는 등 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룹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워크숍 형식의 릴레이 회의를 열고 있다. 회의에서는 계열사별 사업 전략 보완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사업에 대한 전략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추석 연휴에는 예년과 같이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회의 결과를 토대로 사업 구상에 나설 전망이다. 또한, 부산엑스포 홍보 전략도 구광모 회장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LG그룹은 세계적 랜드마크에서 지속해서 부산 홍보에 나서는 등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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